"도쿄에서도 여자농구 언더독 기대하세요"
"도쿄에서도 여자농구 언더독 기대하세요"
  • 뉴시스
  • 승인 2021.03.2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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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챔피언 주역 배혜윤·윤예빈
"누구도 예상 못한 우승, 후회 없이 뛰면서 행운 따라와"
도쿄올림픽 참가후보자 25명에 포함
여자농구 삼성생명 배혜윤(왼쪽)과 윤예빈 (사진 = 삼성생명 제공)
여자농구 삼성생명 배혜윤(왼쪽)과 윤예빈 (사진 = 삼성생명 제공)

박지혁 기자 =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이 15년 만에 챔피언을 탈환하는데 힘을 보탠 배혜윤(32)과 윤예빈(24)이 오는 7월 도쿄올림픽에서도 '언더독(스포츠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은 팀이나 선수)의 반란'을 약속했다.

삼성생명은 20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1강으로 평가받던 청주 KB국민은행을 상대로 최종 5차전까지 치른 끝에 3승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플레이오프에선 정규리그 우승팀 아산 우리은행을 잡았다. 삼성생명의 우세, 챔피언 등극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삼성생명은 철저한 언더독이었다.

최우수선수(MVP) 김한별과 현역 마지막 투혼을 불사른 김보미만큼 배혜윤, 윤예빈의 역할도 컸다.

배혜윤은 플레이오프(3경기)와 챔피언결정전(5경기)을 통틀어 평균 35분58초를 뛰며 13.4점 5.5리바운드 3.5어시스트로 활약했다. 풍부한 경험과 안정감 있는 페인트존 플레이로 국내 최고 센터 박지수(KB국민은행)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윤예빈은 무려 38분11초를 소화하며 15.3점 6.1리바운드 3.1어시스트 2.6스틸로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수비에서 이어지는 속공 참여, 돌파, 슛까지 전성기에 접어든 인상을 줬다.

배혜윤은 "다른 사람들처럼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 모두 후회 없이 뛰면서 행운이 따라왔다. 거짓말처럼 코트에 들어가는 5명이 모두 자기 몫을 했다"고 했다.

여자농구 배혜윤(왼쪽)이 9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 B조 3차전 중국과 경기하고 있다. 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중국에 60-100으로 완패당하며 1승2패를 기록해 스페인(1승1패)과 영국(2패) 경기에서 스페인이 이겨야 오는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 본선에 나갈 수 있게 됐다. 2020.02.09.
여자농구 배혜윤(왼쪽)이 9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 B조 3차전 중국과 경기하고 있다. 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중국에 60-100으로 완패당하며 1승2패를 기록해 스페인(1승1패)과 영국(2패) 경기에서 스페인이 이겨야 오는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 본선에 나갈 수 있게 됐다. 2020.02.09.

그러면서 "이제 우승팀이라는 타이틀이 생겼기 때문에 비시즌 준비를 2배 이상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윤예빈은 "우리가 아무리 약하다고 해도 1승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그래서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할 것만 집중하자고 했다"고 했다.

둘은 지난 17일 국가대표 전주원(우리은행 코치) 감독, 이미선(삼성생명 코치) 코치가 구성한 도쿄올림픽 참가후보자 명단 25명에 이름을 올렸다. 5월10일을 전후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시작할 예정으로 최종엔트리 승선이 유력해 보인다.

윤예빈은 지난해 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두고 부상을 당해 첫 성인 태극마크 기회를 놓쳤다. 2007~2008시즌 데뷔한 배혜윤은 국가대표 경험이 풍부하지만 올림픽, 아시안게임같은 종합대회는 가본 적이 없다.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 한국(19위)은 본선에서 A조에 속해 스페인(3위), 캐나다(4위), 세르비아(8위)와 경쟁한다.

각 조 상위 2개국이 8강에 오르고, 각 조 3위 팀 중 상위 2개국이 8강에 합류한다. 우리보다 한 수 위인 세 나라를 상대로 최소 1승을 거둬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생명 윤예빈 (사진 = WKBL 제공)
삼성생명 윤예빈 (사진 = WKBL 제공)

배혜윤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일 것 같다. 주위에서 전패를 예상하는 게 섭섭하지 않을 만큼 상대들이 정말 강하다"면서도 "힘들게 딴 올림픽 티켓을 그냥 버리고 싶지 않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윤예빈은 "최종엔트리에 포함된다면 큰 영광이고, 경험일 것이다. 최선을 다해 주위에서 생각지 못하는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둘은 또 나란히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었다. 리그 주축 선수들의 FA인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윤예빈은 "주위에서 '삼성생명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돼야 한다'고 하고, 개인적으로는 삼성생명의 영구결번이라는 목표 같은 것도 생겼다"면서도 "아직 잘 모르겠다. 언니들의 조언을 많이 듣겠다"며 웃었다.

배혜윤은 "시즌 중 FA 질문이 나오면 '우선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생각하겠다'고 했는데 이젠 FA 시장이 열리면 생각해보겠다는 답을 하고 싶다"며 베테랑답게 노련한 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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