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트리플크라운' 임동혁 "챔프전에서 일 한 번 내보겠다"
'첫 트리플크라운' 임동혁 "챔프전에서 일 한 번 내보겠다"
  • 뉴시스
  • 승인 2021.04.0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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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임동혁.(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한항공 임동혁.(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권혁진 기자 =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대한항공 라이트 공격수 임동혁은 그 기세를 챔피언결정전까지 이어가려고 한다.

대한항공은 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21 25-14 22-25 25-19)로 이겼다.

이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대한항공은 최종전을 맞아 요스바니, 한선수, 곽승석 등 주전 대다수를 제외했다. 큰 동기부여가 없는 대한항공과 달리 자력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승점 3이 절실했던 OK금융그룹은 베스트 멤버를 모두 가동했다.

OK금융그룹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은 경기 시작과 함께 완전히 깨졌다. 기대를 훨씬 상회하는 임동혁의 활약 때문이다.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인 임동혁은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26점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급기야 후위공격 6개, 블로킹과 서브에이스 5개로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이라는 경사까지 맞이했다.

경기 후 만난 임동혁은 "설명할 수 없다. 너무 좋다"는 말로 개인 통산 1호 트리플크라운의 감격을 대신했다.

대한항공 구성원 모두 임동혁의 기록 달성을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웜업존에 있던 한선수와 곽승석은 '서브 하나 남았다'고 계속해서 독려했다.

사실 임동혁은 승패 부담이 덜했던 경기였기에 일찌감치 트리플 크라운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임동혁은 "원래는 팀을 위해 범실을 아끼려는 스타일인데 오늘은 욕심 좀 내겠다고 했다. 하고 싶은 것을 다하겠다고 하니 형들 모두 '실수해도 괜찮으니까 그렇게 하라'고 해주더라"고 소개했다.

역대 202번째 트리플크라운 달성자로 이름을 올린 임동혁은 상금 100만원의 용처를 이미 정해뒀다. 임동혁은 "팀원들과 관계자, 구단 사진 찍어주시는 분들에게 커피를 쏘고 나머지는 모두 어머니에게 드릴 생각"이라면서 "집에도 잘 못 가니 이런 거라도 해야 아들을 더 좋아하실 것 같다"고 웃었다.

만 16세에 태극마크를 달며 최연소 국가대표 발탁 기록을 갈아치운 임동혁은 프로 입단 후 같은 포지션의 외국인 선수에게 밀려 출전 기회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에도 비예나의 부상과 교체 과정에서는 중용됐지만 요스바니가 합류한 뒤에는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 그래도 앞선 세 시즌(111점)보다 5배 가량 많은 506점이나 쏟아냈다.

임동혁은 "계속 못 뛰었으면 상관이 없겠지만 뛰다가 요스바니가 잘해서 내가 못 나가니 많이 위축 됐다"면서 "비중이 줄었는데 아직 내가 건재하다는 것을 (오늘 경기를 통해) 시청자와 배구 관계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잘 돼서 좋다"고 전했다.

임동혁의 남은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데뷔 시즌 형들 덕분에 좋은 경험을 했다면, 이제는 어엿한 주축이 되고 싶어했다.

임동혁은 "팀에서 원하는 것이 있고 나도 뭘해야 할지 좀 아는 것 같다"면서 "요스바니가 안 되든, 어떤 자리가 안 되든 들어가면 내가 한 번 일을 한 번 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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