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에서 흔한 압상스 뇌전증의 진단이 만들어졌다.
소아에서 흔한 압상스 뇌전증의 진단이 만들어졌다.
  • 오신기 기자
  • 승인 2021.04.06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이 수 초간 멍해질 때 '소아 압상스 뇌전증'이 의심된다. 뇌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대뇌에는 수많은 신경 세포가 있다. 세포 하나하나가 전기 신호를 보내어 파란 하늘을 보고, 엄마 목소리를 듣고 대답하고, 가만히 생각을 하고, 즐거운 날을 기억하게 한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연달아 발생하는 경우, 아이는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다. 뇌에서 전기 신호의 이상이 있는 증상, ‘뇌전증’이다.

잠깐 멍해지는 증상은 이전에는 소(小)발작으로 불리었으며, 국제적으로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작은 병(病)(petit mal) 발작'으로 불렸다. 요즘은 의식이 일시적으로 ‘없어지는’ 양상에 집중하여, ‘없다’는 뜻의 단어인 압상스(absence) 발작으로 일컫는다. 이에 따라 소아에서 흔한 압상스 뇌전증의 진단이 만들어졌다.

뇌전증으로 진단될 경우 여러 검사를 하고, 2년 이상 매일 약을 먹어야 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순간에 대해 불안해한다. 그러나 소아 압상스 뇌전증은 잘 치료되는 편이며 인지발달에도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정밀 진단을 통해 뇌에서 일어나는 전기 신호를 확인하기로 했다. 뇌파 검사는 1시간 정도 진행된다. 약 스무 개의 동전 크기보다 작은 전극을 아이의 머리 위에 붙이고, 뇌의 여러 부위에서 전기 신호가 잘 나오는지, 안 나와야 할 신호가 나오는지 본다. 검사 자체가 아이에게 아픔을 주지는 않기 때문에 아이는 침대에서 푹 자면 된다. 살펴본 결과, 아이의 뇌파에서는 1초에 3번, 온 대뇌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한꺼번에 나오고 있었다.

현대 사회에서 뇌전증은 생각보다 흔한 병이다. 어린이 150명 중 한 명이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뇌전증으로 진단되는데 이는 한두 학년에 한 명 정도이다. 대부분 사람이 생애 언젠가 겪을 수많은 병중의 하나로서 이 아이들은 뇌전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호자와 아이가 이인삼각(二人三脚)을 하듯 서로 도와야 한다. 치료약을 매일 2년간 하루도 빼지 않고 먹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 부모님께 어려운 부분은, 약을 챙길 때마다 이 약을 먹는 원인에 대해 떠올리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혹시 당신이 가진 유전자 때문에, 아니면 임신 중에 어떤 문제 때문에, 아니면 어떤 영양제를 먹여서 아이가 뇌전증 진단을 받게 되었나, 하는 자책감이 들 수 있다.

뇌전증은 부모의 잘못으로 생기는 병이 아니다. 환자의 60%는 원인을 모르며, 원인을 알더라도 예방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뇌전증을 일으키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직접 치료하는 영화 같은 이야기는 전 세계의 최첨단 연구 과제 중 하나이며, 이마저 극히 일부 유전자로 제한되어 있다. 즉, 현재의 의학 기술로 뇌전증의 원인을 없애기는 아직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뇌전증을 진단받은 어린이에게 중요한 것은 부모님의 용기와 따뜻한 격려이다. 부모님의 지지는 아이가 수년간 뇌전증을 조절함에 있어서 중요한 버팀목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