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같은' 오타니, 118년만 선발투수겸 2번타자(종합)
'만화 같은' 오타니, 118년만 선발투수겸 2번타자(종합)
  • 뉴시스
  • 승인 2021.04.0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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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강속구·홈런포 가동
5회 난조…홈 충돌 후 교체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5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5회 홈으로 쇄도한 호세 아브레유와 충돌해 넘어져 있다. 2021.04.05.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5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5회 홈으로 쇄도한 호세 아브레유와 충돌해 넘어져 있다. 2021.04.05.

김주희 기자 = '진짜 투타겸업'으로 눈길을 붙든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승리 투수와 결승타 동시 달성에 실패했다.

오타니는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경기에 2번 타자 선발 투수로 출전했다.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빅리그에 데뷔한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서 한 경기에 투수와 타자를 모두 소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투수 등판하는 날엔 타격을 쉬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드문 '투타 겸업'이다. MLB닷컴에 따르면 2번 타자 겸 투수로 선발 출전한 선수는 오타니가 역대 세 번째다. 1903년 9월8일 잭 던리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후 무려 118년 만의 진기록이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오타니는 0-0으로 맞선 1회말 첫 타석부터 한 방을 날렸다.

상대 선발 딜런 시스의 초구 97마일(약 156㎞)의 직구를 공략, 그대로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지난 3일 화이트삭스전 이후 2경기 만에 추가한 시즌 2호 홈런이다.

마운드에서도 연신 강속구를 뿌렸다. 1회부터 100.6마일(약 162㎞)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시카고 화이트삭스 타자들을 제압했다. 4회까지 무실점 쾌투를 펼친 그는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날 최고 구속 101.1마일(약 163㎞)까지 찍었다.

그러나 3-0으로 앞선 5회를 넘기지 못했다.

오타니는 안타와 볼넷으로 2사 1, 2루에 몰렸다. 아웃 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승리 요건을 채울 수 있었지만 화이트삭스 타자들은 끈질겼다. 오타니는 호세 아브레유에게도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에 몰렸다.

마지막 고비에서 무너졌다. 오타니는 요얀 몬카타를 상대하다 폭투를 범해 첫 실점했다. 위기는 계속됐다. 오타니는 몬카타에게 헛스윙 삼진을 끌어 냈지만, 포수가 공을 빠뜨리며 낫아웃 상황이 됐다. 1루로 향하는 몬카타를 잡기 위한 포수의 1루 송구가 빗나가면서 순식간에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이 과정에서 2루수의 송구를 받던 오타니는 홈으로 쇄도하던 아브레유와 충돌해 넘어졌다. 그대로 쓰러진 오타니는 다시 일어섰지만 곧바로 교체됐다.

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다. 에인절스 구단은 "오타니의 상태는 괜찮다"면서 "내일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타자로 3타수 1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고, 투수로는 4⅔이닝 2피안타 7탈삼진 5볼넷 3실점 1자책점의 성적을 남기고 물러났다.

한편 이날 경기는 LA 에인절스의 7-4 승리로 끝났다.

에인절스 자레드 월시가 4-4로 맞선 9회말 1사 1, 2루 찬스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스리런포로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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