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BTS·블핑·비버·그란데가 한 플랫폼에…'위버스 폭풍' 분다
[초점]BTS·블핑·비버·그란데가 한 플랫폼에…'위버스 폭풍' 분다
  • 뉴시스
  • 승인 2021.04.07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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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이타카 홀딩스' 인수 파급력 막강
그룹 '방탄소년단'(BTS).

이재훈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의장 방시혁·옛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대형 연예 기획사를 인수하면서 하이브의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Weverse)'의 파급력에 눈길이 쏠린다.

7일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가 최근 인수한 미국 기획사 이타카 홀딩스(Ithaca Holdings·대표 스쿠터 브라운)엔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제이 발빈, 데미 로바토 등 세계 팝신을 주름잡는 가수들이 대거 소속돼 있다.

특히 작년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서 발표한 글로벌 레코드 뮤직 매출 톱10 아티스트 중 세 팀이 하이브와 이타카 홀딩스 소속이다. 1위가 방탄소년단, 8위가 그란데, 10위가 비버다.

비버는 최근 발배한 여섯 번째 정규 앨범 '저스티스(Justice)'와 타이틀곡 '피치스'로 발매 첫주에 '빌보드 200'과 '핫100' 모두 1위를 달성한 첫 번째 남성 솔로 아티스트가 됐다.

발매 첫 주에 두 차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한 아티스트는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방탄소년단 뿐이다. 비버는 여성 솔로, 그룹을 통틀어 해당 기록을 세운 세 번째 아티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비버, 방탄소년단, 그란데는 소셜 채널과 영상 콘텐츠의 파급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글로벌 음악 시장의 추세 속에서 모두 유튜브 구독자를 5000만명을 넘긴 가수들이기도 하다.

비버는 유튜브 구독자수 6200만명으로 전 세계 아티스트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방탄소년단과 그란데는 각각 약 5000만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저스틴 비버
코로나19 대중음악 시장은 플랫폼 싸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이 활성화되면서, 세계 대중음악 시장은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싸움으로 재편됐다.

하이브가 자회사 위버스컴퍼니(옛 비엔엑스)를 통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브이라이브(V LIVE) 사업부를 양수한 것도 그 이유다.

K팝 아이돌 업계는 팬덤과 아이돌의 소통 창구 플랫폼의 시작을 네이버 브이라이브로 본다. 유튜브가 파죽지세로 동영상 시장을 잠식하자, 네이버가 2015년 7월 내놓은 서비스다.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 바람을 타고 급속도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이용자의 상당수가 해외 팬이다.

아이돌이 영상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고, 멤버들끼리 함께 즐기는 모습을 자연스레 보여주면서 인기를 누렸다. 특히 라이브 방송 채팅창 등을 통해 아이돌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호응을 얻었다. 평소 보기 힘든 아이돌의 모습에 팬덤은 열광했다.

브이 라이브 콘텐츠의 대표적인 성공주자가 방탄소년단이다. 브이라이브를 통해 공개한 예능 콘텐츠 '달려라 방탄(RUN BTS!)'이다. 무대 위 강렬한 모습과 달리 소소하고 유쾌한 면모를 선보이며 팬덤을 급속하게 늘렸다. 이 콘텐츠는 여전히 브이라이브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또 지난 2019년 6월2일(한국시간으로 새벽)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방탄소년단 공연은 네이버 V라이브 플러스를 통해 생중계했는데, 세계에서 14만명이 본 것으로 집계됐다.

아리아나 그란데

하지만 빅히트는 위버스컴퍼니가 만들고 운영 중인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 더 큰 힘을 실어왔다. 방탄소년단이 그간 브이라이브에서 선보이던 콘텐츠 중 상당수를 위버스로 이전했다. 재작년 11월 방탄소년단의 자체 여행 프로그램 '본보야지' 시즌 4를 위버스에 공개했는데 이전까지 이 시리즈는 네이버 브이 앱 채널로 공개됐었다.

지난해 6월 방탄소년단의 첫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 같은 해 10월 두 번째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 원' 역시 위버스를 통해 선보였다. 이 온라인 콘서트는 각각 75만6000명과 99만3000명이 보는 대성공을 거뒀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빅히트(방탄소년단·투모로우바이투게더)·플레디스(뉴이스트·세븐틴), 쏘스뮤직(여자친구), 빌리프랩(엔하이픈) 등 '빅히트 레이블즈' 외에 타 소속사 가수들도 속속 위버스에 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YG '2NE1' 출신 씨엘, JYP '원더걸스' 출신 선미, SM '슈퍼주니어M' 출신 헨리 등을 비롯 드림캐쳐, 피원하모니, 위클리 등이 위버스에 입점했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으로 확보된 위버스의 팬덤과 조직력에 신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시 에이브럼스, 뉴 호프 클럽, 알렉산더23 등 해외 뮤지션들도 위버스에 합류했다.

이뿐만 아니다. 하이브와 손잡은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도 속속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하이브가 YG의 자회사 YG 플러스에 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두 회사는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빅히트의 방탄소년단, YG의 블랙핑크는 현재 K팝 보이그룹과 걸그룹을 대표하는 팀들이라 큰 시너지가 예상된다. 실제 YG의 신인 그룹 트레저가 지난달 29일 위버스에 커뮤니티를 오픈했다. 트레저는 YG 소속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위버스에 합류, 일본 정식 데뷔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세계 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블랙핑크.

블랙핑크도 머지않아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핑크는 6일 오후 현재 기준 비버에 이어 세계 아티스트 2위인 유튜브 구독자 597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튜브 구독자 1~4위가 모두 위버스에 둥지를 틀게 되는 것이다. 

위버스는 엔터테인먼트계 차세대 소통 수단으로 지목되는 '메타버스'와 결합에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아바타를 이용해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가상세계를 가리킨다.

하이브와 YG는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를 제공하는 네이버제트에 각각 70억원과 50억원을 투자했다.

이와 함께 위버스의 파급력과 별개로, 하이브의 이타카 홀딩스는 방탄소년단에 의존한 수익구조도 다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곧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입대를 하게 되는데 다양한 아티스트 라인업 보유로 방탄소년단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번 인수 규모는 10억5000만 달러(약 1조1860억원)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M&A 역사상 최대 규모이자, 국내 기업 최초의 해외 레이블 인수 사례다. K팝의 쾌거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이브 방시혁 이사회 의장은 "하이브와 이타카 홀딩스의 결합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도전"이라며 "지금까지 두 기업이 쌓아 온 성취와 노하우, 전문성을 바탕으로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고도의 시너지를 발휘하고, 국경과 문화의 경계를 허물어 음악 산업의 새 패러다임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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