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레 "나를 더욱 사랑하고 응원하는 법 배웠다"
[인터뷰]이레 "나를 더욱 사랑하고 응원하는 법 배웠다"
  • 뉴시스
  • 승인 2021.04.10 0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목극 '안녕? 나야'에서 최강희와 2인1역 호흡
첫 주연 맡으며 아역에서 기대주로 자리매김
배우 이레

김지은 기자 = "'안녕? 나야!'를 촬영하며 20년 후 내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리게 됐어요. 미래에 기대한 내 모습이 아니어도 스스로에게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해주고 싶어요. 시청자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위로받고 성장하는 시간이었어요."

배우 이레가 최강희와 2인 1역으로 호흡을 맞추며 KBS 2TV 수목극 '안녕? 나야!'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지난 8일 막을 내린 드라마는 연애도 일도 꿈도 모두 뜨뜻미지근해진 37살의 주인공 반하니(최강희 분)에게 세상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고 모든 일에 뜨거웠던 17살의 내(이레)가 찾아와 위로해 주는 이야기다.

9일 화상으로 만난 이레는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를 위로해준다는 큰 메시지를 갖고 있는데 나 또한 큰 위로를 받았다"며 "이렇게 좋은 작품에 함께한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첫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개인적인 의미도 남다르다. 이레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주연배우로서 극을 이끌었다. 처음에는 부담도 됐지만 그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며 "다른 배우, 제작진들과 감독님께서 재밌는 촬영 환경 만들어주시고 이끌어주셔서 잘 마무리 지은 것 같다. 끝났다는 속 시원함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돌아봤다.

이어 "연기할 때 주로 기본적인 설정들을 익히고 연기를 하는 게 익숙했다. 이번에는 독립적인 연기를 했다"며 "오로지 내 역할로서 내가 꾸려나가는 인물을 연기해서 재밌었다. 내가 콘셉트를 만들어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게 더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안녕? 나야!'는 어른들의 성장극을 따뜻하게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통상 타임슬립물은 미래로 가는 이야기가 빈번한데 이번 드라마는 '과거에서 온 나'에 중점을 두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레는 "10대의 소녀가 자신이 기대한 모습이 아닌 20년 후 자기를 만나는 설정이었다. 나 또한 막연히 '내 미래는 무조건 빛날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만약 20년 후 기대한 내 모습이 아니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를 더욱 사랑하고 응원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고 떠올렸다.

이레가 연기한 17살 반하니는 솔직하고 통통 튀는 매력이 돋보이는 인물이다. 이레는 캐릭터와 성격이 닮았냐고 묻자 "반반인 것 같다"며 "17살 반하니는 자존감이 높고 본인도 자기가 예쁘다고 생각한다. 밝은 부분은 비슷한데 나는 어두운 면도 있다. 하니가 예의 바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하니는 학교에는 소위 퀸카가 인데 나는 엑스트라 정도다. 평범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드라마 '안녕 나야' 주연 최강희 김영광 이레 음문석.

같은 인물을 연기한 최강희와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멀리서 보면 비슷한데 가까이서 보면 다른 것 같다"며 "선배님은 눈도 크시고 얼굴도 엄청 작으시다. 내 눈에는 장점만 모은 것 같다. 너무 감사하게도 (주변에서) 닮았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최강희와의 호흡에 대해선 "둘 다 낯을 가려서 어떻게 다가가야할지 고민했다. 함께하는 장면이 많아서 가까워지고 싶었는데 선배님이 스스럼없이 먼저 다가와 주셔서 편하게 연기했다"며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고 배려하는 순수한 마음이 이렇게 크게 다가올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촬영장의 쉼터 같은 존재였다"고 밝혔다.

김영광, 음문석과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도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셨다. 현장에서 굉장히 예쁨 받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왔다"고 고마워했다.

앞서 이레는 제작발표회에서 최강희가 자신을 칭찬하자 눈물을 보였다. 당시에 대해 묻자 이레는 "선배님께서 저를 아낀다고 해주시니까 감동을 많이 받았다"며 "최강희 배우님께 배우 이레와 16살의 마음 여린 이레를 다 보여줬다.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힐링이 됐다. 존재만으로도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분이다"고 회상했다.

 "최강희 배우님이 제게는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시는 대선배님이신데 친한 동네 언니, 교회 언니처럼 너무 편하게 대해주셨어요. 앞으로도 이 인연을 쭉 이어나가고 싶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대사로는 할머니 이홍년(김용림)이 반하니에게 해주는 위로의 말을 꼽았다.

 "할머니가 하니에게 '도망칠 수 없는 고통과 마주해야 할 때가 있다. 두 눈을 꼭 감고 마음속으로 딱 셋까지만 세. 다시 눈을 뜨면 우리 하니는 조금 더 강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해준 말이 떠올라요. 저도 힘을 얻고 위로받은 것 같아요."

이어 20년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을 언급하며 "나도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쓰고 위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20년 후 어떤 위치에 있든지 떳떳하고 당당한 사람이 됐으면 한다. 또 행복하고 자신을 위해서 살았으면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 이레.

2012년 드라마 '굿바이 마눌'로 데뷔한 이레는 어느덧 연기 인생 10년차를 맞이했다. 2006년생으로 올해 고등학생이 된 이레는 아역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대한 고민이나 부담은 없을까.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저 역할과 작품에 충실한 뿐이에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흥미로워서 연기를 시작했거든요. 하다 보니 힘든 순간도 왔지만 먼 미래의 나를 다져주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이겨내고 있어요. 그동안 밝은 역할을 많이 해왔는데 어두운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아이유와 같은 역할이요. 아역에서 성인으론 넘어가는 시기라 로맨스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차기작은 넷플릭스가 연상호 감독과 손잡고 선보이는 새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다. 이레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궁금증을 가지고 볼만한 재미있는 작품이다"며 기대감을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