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만 대표, 오뚜기 라면 전성기 한번 더?
황성만 대표, 오뚜기 라면 전성기 한번 더?
  • 뉴시스
  • 승인 2021.04.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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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 스낵면 비롯해 각종 히트제품 만든 장본인
신제품 개발 및 내수 확대, 해외 진출 모색 등 특명
황성만 오뚜기 대표(사진=오뚜기 제공)
황성만 오뚜기 대표(사진=오뚜기 제공)

김동현 기자 = 이강훈 대표이사 사장의 후임으로 오뚜기 각자대표에 오른 황성만 대표가 함영준 회장을 도와 오뚜기 라면의 전성기를 다시 이끌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황 대표는 1990년대 초 오뚜기에 입사한 이후 오뚜기라면 연구소장, 오뚜기라면 대표이사, 오뚜기 제조본부장, 오뚜기 영업본부장, 오뚜기 부사장 등 다양한 보직을 경험한 라면 전문가다.

업계 1위 농심이 신라면을 필두로 짜파게티 등 다양한 라면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황 대표가 오뚜기의 핵심 계열사 오뚜기라면의 부활을 어떻게 진두지휘할 지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달 26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오뚜기 본점 대강당에서 제 5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황성만 사내이사 후보자 선임의 건을 통과시켰다.

기존 사내이사인 이강훈 대표는 사임을 표명했다. 이로써 함영준·이강훈 대표이사 체제에서 함영준·황성만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오뚜기의 세대 교체는 임원진에서도 이뤄졌다.

이날 추총에서는 류기준 오뚜기 제조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새롭게 선임했다. 류 이사는 연초 퇴임한 류인천 전무의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는 1967년생으로 임원진 중 젊은 축에 속한다.

류 이사의 등기임원 발탁은 미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종현 전무(1965년), 홍기주 상무(1961년), 정승현 상무(1962년), 황기철 상무(1962년), 김영석 상무(1966년) 등 전무·상무급 등 선배들을 제치고 이뤄져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함 회장을 제외한 주요 경영진에 젊은 피를 수혈함으로써 주춤하는 라면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겨냥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본격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오뚜기의 주력 사업인 라면에 있어서는 황 대표에 거는 기대가 크다. 황 대표는 2011년 오뚜기 라면연구소장을 지내면서 스낵면을 비롯해 각종 히트제품을 직접 만들어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황 대표의 지휘 아래 오뚜기 라면은 2014년 삼양식품을 추월해 라면업계 시장점유율 2위 자리에 올랐다. 경영진으로 활동한 2018년까지도 오뚜기 라면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25%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오뚜기로 복귀한 이후 라면 사업은 또 다시 주춤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황 대표가 라면 사업을 진두지휘하지 않은 상황과 공교롭게 맞물렸지만 진라면 이외에 후속 메가 히트작이 없다는 것이 라면 사업에 발목을 잡은 모습이다.

이를 고려할 때 함 대표의 숙제는 진라면을 뛰어넘는 신제품 개발 및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채널과 내수 기반 수요 확대, 해외 시장 진출 모색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카레, 3분 즉석식품, 소스류 등 카테고리에서 높은 점유율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내수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데 노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두, 밀 등 국제 곡물 가격이 인상에 따른 라면 가격 인상은 황 대표가 풀어야할 숙제다. 오뚜기는 올해 초 13년 만에 라면 가격 인상을 추진했지만 소비자들의 밥상 물가 인상 우려가 제기되면서 라면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그렇다고 13년 전 라면 가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 주원료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물류비용 증가로 하반기로 갈 수록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어서다.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도 황 대표의 과제다. 오뚜기는 그동안 차, 건강기능식품 등 여러 신사업에 도전장을 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차류 사업을 했던 오뚜기삼화식품은 오뚜기에 흡수됐고 네이처바이도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생활용품, 화장품, 의약외품 제조·판매업  등 신사업 추진 등도 황 대표가 기업을 이끌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풀어야할 숙제 등으로 거론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뚜기는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되는 해외 매출 비중이 경쟁사 대비 낮아 이 부분에 대한 개선 필요하다"며 "캐시카우가 되는 소스류 및 유지류 부문은 시장 축소되고 있고 성장하는 라면, 간편식, 냉동 제품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품목별 포트폴리오 관점에서의 실적 개선 한계성도 존재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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