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슈퍼리그 창설 무산되나…EPL 탈퇴로 존폐 위기
유럽슈퍼리그 창설 무산되나…EPL 탈퇴로 존폐 위기
  • 뉴시스
  • 승인 2021.04.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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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팬들 "부자구단 돈벌이 그들만의 리그" 비판
토트넘 등 EPL 빅6 클럽, 결국 슈퍼리그 탈퇴 발표
슈퍼리그, 성명 통해 재검토 의사 밝혀
첼시FC 팬들이 유럽슈퍼리그 참가를 반대하고 나섰다. 2021.04.20.
첼시FC 팬들이 유럽슈퍼리그 참가를 반대하고 나섰다. 2021.04.20.

안경남 기자 =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겠다며 유럽 빅클럽 12개 구단이 모여 출범을 알렸던 유럽슈퍼리그((European Super League 이하 ESL)가 3일 만에 존폐 위기에 놓였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6개 구단(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리버풀, 아스널, 토트넘)을 포함한 유럽 12개 빅클럽(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슈퍼리그 출범을 발표했다.

추가로 3개 클럽이 참여하고, 매 시즌 5팀을 초청해 총 20개 클럽이 기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넘어서는 최상위 대회를 열겠다는 계획이었다.

투자 규모도 엄청났다.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이 ESL에 46억 파운드(약 7조1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대회 우승 상금은 2억1200만 파운드(약 3280억원)에 달한다.

이는 기존 챔피언스리그 우승상금인 1900만 유로(약 254억원)의 10배가 넘는 금액이다.

ESL 초대 회장을 맡은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회장은 "젊은이들이 더는 축구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고, 관객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우리 모두가 망할 수밖에 없다. 슈퍼리그는 축구를 살리기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 경기장 밖에서 첼시 팬들이 첼시의 유럽 슈퍼리그 참가 계획에 항의하며 시위하고 있다. 축구 팬과 영국 정부의 강력한 반대로 슈퍼리그 참가 의사를 밝혔던 영국 6개 구단이 참가를 철회하고 FC 바르셀로나도 철회 의사를 전하면서 슈퍼리그 사무국은 "리그 출범을 재검토하겠다"라고 밝혀 사실상 출범이 어려움을 시사했다. 2021.04.21.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 경기장 밖에서 첼시 팬들이 첼시의 유럽 슈퍼리그 참가 계획에 항의하며 시위하고 있다. 축구 팬과 영국 정부의 강력한 반대로 슈퍼리그 참가 의사를 밝혔던 영국 6개 구단이 참가를 철회하고 FC 바르셀로나도 철회 의사를 전하면서 슈퍼리그 사무국은 "리그 출범을 재검토하겠다"라고 밝혀 사실상 출범이 어려움을 시사했다. 2021.04.21.

그러나 축구계와 팬들로부터 부자 구단들이 돈벌이를 위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려고 한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EPL 구단들이 서둘러 탈퇴 의사를 밝혔다.

ESL 출범 선언 3일째인 21일 맨시티가 가장 먼저 탈퇴를 선언했고 뒤이어 맨유, 리버풀, 토트넘, 아스널, 첼시가 ESL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 팬들의 강력한 목소리가 구단들의 결정을 번복하게 만들었다. 첼시와 브라이튼의 경기가 열린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 경기장 앞에는 성난 팬들이 선수단의 경기장 출입을 막기도 했다.

축구인들도 ESL 참가를 비난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다음 시즌 우리 대신 웨스트햄이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걸 원하지 않지만, 웨스트햄이 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더 좋다"고 꼬집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도 "ESL은 스포츠의 무결성과 가치를 훼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 경기장 밖에서 첼시 팬들이 첼시의 유럽 슈퍼리그 참가 계획에 항의하며 시위하고 있다. 축구 팬과 영국 정부의 강력한 반대로 슈퍼리그 참가 의사를 밝혔던 영국 6개 구단이 참가를 철회하고 FC 바르셀로나도 철회 의사를 전하면서 슈퍼리그 사무국은 "리그 출범을 재검토하겠다"라고 밝혀 사실상 출범이 어려움을 시사했다. 2021.04.21.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 경기장 밖에서 첼시 팬들이 첼시의 유럽 슈퍼리그 참가 계획에 항의하며 시위하고 있다. 축구 팬과 영국 정부의 강력한 반대로 슈퍼리그 참가 의사를 밝혔던 영국 6개 구단이 참가를 철회하고 FC 바르셀로나도 철회 의사를 전하면서 슈퍼리그 사무국은 "리그 출범을 재검토하겠다"라고 밝혀 사실상 출범이 어려움을 시사했다. 2021.04.21.

선수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리버풀 주장인 조던 헨더슨은 EPL 구단 주장단 회의를 소집해 "우리는 ESL이 싫다. 팬들을 위한 축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EPL 빅6 클럽은 ESL 출범 선언 3일째인 21일 줄지어 참가 포기를 공식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EPL 6개 구단이 가담하지 않는 이상 ESL 출범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ESL은 EPL의 참가 포기에 출범 계획을 잠정 보류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그들은 "프로젝트를 재편하기 위해 다시 적절한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며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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