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 고혈압 치명적...평균 생존기간 2~3년
폐동맥 고혈압 치명적...평균 생존기간 2~3년
  • 전현철 기자
  • 승인 2021.05.24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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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동맥 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공급하는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희귀 질환이다.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2~3년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3년 생존율은 54.3%에 그치고 있다. 질환의 인지도가 낮은 데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진단까지 평균 1.5년이 소요돼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다. 폐동맥 고혈압 증상은 호흡 곤란, 숨 가쁨, 실신 등인데 빈혈이나 심장 질환 등과 증상이 유사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대한폐고혈압연구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폐동맥 고혈압으로 진단받아 치료한 환자 수는 2019년 기준 1713명이다. 2015년(1413명)에 비해 1.2배 늘긴 했지만, 진단받지 못한 숨겨진 폐동맥 고혈압 환자는 4500~6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의 병명조차 알지 못한 채 고통받고 있는 폐동맥 고혈압 환자가 더 많다는 얘기다.

전신홍반성루푸스, 전신경화증,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환자는 폐동맥에도 염증이 쌓여 폐혈관이 좁아지면서 이차성 질환으로 폐동맥 고혈압이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폐동맥 고혈압을 분석한 '폐동맥 고혈압 등록사업(KORPAH) 레지스트리'에 따르면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해 폐동맥 고혈압이 발병한 환자의 사망률은 18.8%로 특발성 폐동맥 고혈압(8.1%)과 선천적인 폐동맥 고혈압(3.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가면역질환이 원인이 돼 이차성 폐동맥 고혈압이 발병하는 경우 예후가 훨씬 나빠 자가면역질환 환자는 호흡 곤란, 실신 등 폐동맥 고혈압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폐동맥 고혈압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심장초음파검사, 6분 보행 검사, 폐 기능 검사 등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폐동맥 고혈압은 조기 진단 후 필요한 약제를 적극적으로 병용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폐동맥 고혈압은 일반적으로 혈관 확장제를 사용해 폐동맥의 혈압을 낮춰 주는 약물 치료를 진행한다. 3가지 계열의 약제를 순차적으로 적절히 병용한다. 대한폐고혈압연구회에 따르면 폐동맥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후 약물 병용요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기대 생존율을 7.6년까지 높일 수 있다.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류마티스내과 등 여러 과 간 긴밀한 협력(다학제 진료)을 통한 정확한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도 생존율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는 폐동맥 고혈압을 조기 발견해도 비용 부담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글로벌 폐동맥 고혈압 진료지침은 초기부터 적극적인 병용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중증도 이상의 환자에게만 건강보험이 적용돼 초기 단계부터 치료를 효과적으로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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