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남 기자 =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크리스티안 에릭센으로 똘똘 뭉친 '기적의 팀' 덴마크가 결승 문턱에서 격돌한다.
잉글랜드는 8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덴마크와 유로2020(유럽축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을 치른다.
이 경기 승자는 앞서 7일 오전 4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예정된 이탈리아-스페인의 4강전 승자와 결승에서 붙는다. 결승전은 12일 오전 영국 런던이다.
잉글랜드는 지난 4일 이탈리아 로마의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치른 우크라이나와 8강전에서 케인의 멀티골과 해리 매과이어, 조던 헨더슨의 연속골로 4-0 대승을 거두며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1996년 대회 이후 25년 만에 준결승 진출이다.
화끈한 공격과 함께 거미줄 수비로 4강까지 오른 잉글랜드다. 조별리그 3경기 포함 토너먼트까지 총 5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유일한 고민이었던 골잡이 해리 케인도 지난 독일과의 16강전(2-0 승) 마수걸이 득점 후 2경기 연속 득점으로 골 가뭄을 털어냈다.
또 전방뿐만 아니라 다양한 포지션에서 골이 터져 나온 점도 긍정적이다. 부상으로 조별리그 초반을 뛰지 못했던 수비수 매과이어가 골맛을 봤고, 미드필더 헨더슨은 A매치 62경기 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덴마크는 8강에서 체코를 2-1로 이기고 4강에 합류했다. 덴마크가 유로 준결승에 오른 건 1992년 우승 이후 29년 만이다.
이번 대회 기적의 팀으로 불리는 덴마크다. 조별리그 1, 2차전을 내리 패한 뒤 벼랑 끝에 몰렸으나, 최종전에서 러시아를 4-1로 대파하고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특히 핀란드와 개막 첫 경기에서 핵심 선수인 에릭센이 경기 도중 심장 마비로 쓰러지는 악재를 겪었다.
다행히 병원 이송 후 수술대에 올라 위기를 넘겼으나, 팀에 다시 합류하지 못했다.
그러나 에릭센 사건은 덴마크 선수단을 똘똘 뭉치게 한 계기가 됐다. 16강에서 가레스 베일이 이끈 웨일스를 4-0으로 제압했고, 8강에서 다크호스 체코까지 잡으며 4강 주인공이 됐다.
카스퍼 휼만트 덴마크 감독은 "저와 선수들 모두 에릭센을 가슴에 안고 뛰고 있다. 그가 살아남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항상 그를 생각하고, 함께 하고 있다"며 덴마크 상승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에릭센도 자신을 위해 뛰고 있는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에릭센이 덴마크 선수단 단체 메신저 방에 동료들에게 자랑스럽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 대회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깜짝 우승 신화를 썼던 덴마크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잉글랜드를 상대로 또 하나의 드라마를 만들지 관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