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센 품고 뛴' 덴마크의 아름다운 도전
'에릭센 품고 뛴' 덴마크의 아름다운 도전
  • 뉴시스
  • 승인 2021.07.0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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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20 준결승에서 잉글랜드에 역전패
간판 에릭센 이탈에도 똘똘 뭉쳐
17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유로2020 B조 조별리그 2차전 벨기에와 덴마크의 경기에 앞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쾌유를 기원하는 초대형 유니폼이 운동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경기는 벨기에가 덴마크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 2021.06.18.
17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유로2020 B조 조별리그 2차전 벨기에와 덴마크의 경기에 앞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쾌유를 기원하는 초대형 유니폼이 운동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경기는 벨기에가 덴마크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 2021.06.18.

박지혁 기자 = 덴마크 축구의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가 끝났다. 주축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터 밀란)의 예기치 못한 이탈에도 똘똘 뭉쳐 동료애를 발휘한 그들의 아름다운 도전에 축구팬들은 찬사를 보냈다.

덴마크는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로2020 준결승에서 1-1로 맞은 연장전에서 해리 케인에게 통한의 역전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우승을 차지했던 1992년 이후 29년 만에 결승 진출을 노렸던 덴마크의 도전은 여기까지다.

덴마크는 잉글랜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등 강호들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으나 기대이상의 성과로 유럽을 놀라게 했다.

특히 에릭센의 이탈과 조별리그 초반 부진을 감안하면 반전 드라마나 다름없다.

에릭센은 지난달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 도중 심정지로 의식을 잃었다. 다행히 심폐소생술을 통해 위기를 넘기고, 이후 수술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덴마크로선 전력 손실과 함께 큰 충격에 빠졌다. 게다가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볼 수 있는 핀란드에 0-1로 일격을 당했다.

2차전에서도 우승후보 벨기에에 1-2로 져 2연패 탈락 위기에 몰렸다. 토너먼트 진출은 불가능해보였다.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언론은 에릭센의 회복과 함께 덴마크 선수단이 마지막까지 힘을 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17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유로2020 B조 조별리그 2차전 벨기에와 덴마크의 경기에 앞서 덴마크 축구 팬들이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쾌유를 기원하는 현수막을 걸고 응원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벨기에가 덴마크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 2021.06.18.
17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유로2020 B조 조별리그 2차전 벨기에와 덴마크의 경기에 앞서 덴마크 축구 팬들이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쾌유를 기원하는 현수막을 걸고 응원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벨기에가 덴마크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 2021.06.18.

기적같은 반전은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부터였다. 잠잠했던 덴마크는 이날 4골을 몰아치며 4-1 대승을 거뒀고, 1승2패의 성적에도 핀란드, 러시아를 골득실에서 따돌리고 16강에 진출했다. 결과적으로 벨기에가 경쟁 상대들을 모두 잡아준 게 도움이 됐다.

흐름을 되찾은 덴마크는 16강에서 웨일스(4-0), 8강에서 체코(2-1)를 차례로 꺾으며 토너먼트의 강자로 부상했다.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돌아오진 못했지만 정상 생활로 복귀한 에릭센을 보고 더욱 힘을 냈다.

휼만트 덴마크 감독은 준결승 진출을 확정하고 "우리 모두가 왜 축구를 시작했는지, 축구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깨우쳤다. 나와 선수들 모두 에릭센을 가슴에 안고 뛰고 있다"며 "에릭센이 살아남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항상 그를 생각하고,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

비록 패했으나 덴마크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마지막까지 팀워크를 보여주며 끈끈한 축구를 펼쳤다. 적지인 런던에서 미켈 담스고르의 선제골로 기세를 올렸고, 골키퍼 슈마이켈은 잉글랜드의 파상공세에서 골문을 지켰다.

덴마크 관중들은 연장 전반 14분 케인에게 역전골을 내주자 머리를 감싸며 아쉬워했으나 경기 후에는 뜨거운 박수로 선수단을 격려했다. 잉글랜드 팬들도 박수에 동참했다.

덴마크 주장 키예르는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놀라운 여정이었다. 결승에 가지 못해 실망스럽지만 기대 이상이었고,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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