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남도까지 쉴 새 없이 돌고 돌아
서해에서 남도까지 쉴 새 없이 돌고 돌아
  • 최성준 객원기자
  • 승인 2018.12.1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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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서산에서 홍성을 거쳐 청양, 부여, 서천에서 전북 군산, 김제를 지나 정읍, 전남 담양, 광주, 화순, 보성까지의 356.2km거리다.

  29번 국도는 태안해안국립공원에서 시작하는데 관광특구인 대천해수욕장과 변산반도국립공원과도 가까우며 덕산,칠갑산,무등산 도립공원 근교를 지나 내장산국립공원을 거쳐 간다. 남해에서는 다도해,한려해상 국립공원과 멀지 않으니 29번 국도 근처에 다양한 여행지가 널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진짜 매력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라 29번 국도가 품고 있는 알려지지 않은 명소들이다.

  초록의 낮은 구릉이 끝없이 펼쳐져 유럽 목장을 연상시키는 가축계량사업소를 비롯해 광시한우마을, 신성리 갈대밭, 가마골, 추월산터널 앞 휴게소 등이 그것이다. 길은 충청남도 서산에서 시작해 덕산온천이 있는 덕산도립공원 서편을 지나 칠갑산도립공원을 서쪽에 두고 달린다.

  부여에서 낙화암을 지척에 두고 충청남도 서천과 전라북도 군산 간 금강 하구를 건넌 다음 내장산국립공원 북동부를 거쳐 대나무의 고장 담양을 가로지른 뒤 광주와 무릉산도립공원을 나누며 이어진다. 화순을 지나 보성 미력면에서 18번 국도와 합쳐지고 남해에 이르기 직전 길이 끝난다. 국도 주변에 크고 작은 여행지가 골고루 분포돼 있어 지루할 틈이 없고 길 자체가 지닌 매력도 풍성하다.

 

낙화암
낙화암

▶낙화암은 의자왕 때 백제가 나당 연합군의 침공으로 함락되자 궁녀 3000여 명이 백마강 바위에서 투신해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후 부소산 북쪽 백마강을 내려다보며 우뚝 서 있는 이 바위를 낙화암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후 이 바위 위에 백화정이라는 누각을 짓고 절벽 아래 낙화암이라는 글씨를 새겼다. 낙화암까지 올라가는 길은 잘 다듬어진 흙길로 경사가 완만해 산책하듯 쉽게 걸어 올라갈 수 있다. 세월을 품고 있는 백화정의 모습과 거기서 바라보는 백마강의 절경이 아름다우니 놓치지 말아야 한다.

 

궁남지(사진출처: 부여군청)
궁남지(사진출처: 부여군청)

▶백제의 정원 조성 기술은 신라와 일본에 영향을 줄 정도로 뛰어났다고 한다. 궁남지는 현재 우리나라에 남은 유일한 백제 정원이다. 무왕 때 만든 왕궁의 정원으로 총면적이 10만㎡에 이른다. 정원의 둥그런 인공 연못 가운데 만든 섬에는 포룡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바람 부는 날이면 연못 둘레에 줄지어 서 있는 키 큰 수양버들이 그림 같은 정취를 만들어 낸다. 포룡정까지 이어진 연못위 긴 다리를 건너는 감흥도 색다르다. 궁남지 주변에는 여름이면 연꽃이 만발하는 연지와 이를 둘러볼 수 있는 산책로가 잘 도성돼 있다.

부소산성

 ▶부소산성은 백제의 마지막 왕성으로 돌과 흙을 섞어 다져 쌓은 토석혼축 산성이다. 둘레 2495m, 면적 74만 6000여㎡ 규모로 산성 안에는 삼충사라는 성추,홍수,계백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사당과 백제의 왕과 귀족들이 새해를 맞이했던 누각인 영일루가 있다. 또 군인들이 곡식을 저장했던 군청지 유적, 테뫼식 산성과 포곡식 산성이 만나는 등성이에 지은 누각 반월누, 부소산의 가장 높은 서쪽 봉우리에 지은 사자루, 낙화암 정상에 지은 백화정 등이 있다.  부소산성과 낙화암, 고란사를 걸어서 둘러보는 대 넉넉하게 2시간 정도 걸리지만 길이 완만하고 숲이 울창해 걷기에 더없이 좋은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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