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기술 도입 간절제술과 간이식 시행 결과, 소아 간모세포종 환자 생존율 90% 이상 향상
영상 기술 도입 간절제술과 간이식 시행 결과, 소아 간모세포종 환자 생존율 90% 이상 향상
  • 전현철 기자
  • 승인 2021.07.23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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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종양을 샅샅이 찾아낼 수 있는 영상 기술 도입으로 간절제술과 간이식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소아 간암의 일종인 소아 간모세포종 환자의 생존율이 15년 새 60%에서 90%로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임호준·고경남·김혜리 교수팀과 소아외과 김대연·남궁정만 교수팀은 소아 간모세포종 환자의 항암화학 치료 강도를 세분화하고 형광색소를 이용해 종양의 범위를 확인하는 영상 기술을 도입해 간절제술과 간이식을 시행한 결과, 소아 간모세포종 환자의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향상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수술이 용이할 것으로 예측되는 소아 간암 환자는 강도가 약한 항암화학치료를 시행해 부작용을 최대한 줄였고 다발성 종양이나 전이가 있는 환자는 강도 높은 항암화학치료를 시행해 수술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정상 간세포와 간암, 간모세포암 세포를 녹색으로 염색시키는 형광 색소인 인도시아닌 그린을 체내에 주입하고 근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했다. 정상 간세포는 담도를 통해 인도시아닌 그린을 배출하지만, 간암과 간모세포암 세포는 인도시아닌 그린을 배출하지 못해 이틀이 지나도 형광 신호가 남아있게 된다.

이런 형광 영상 시스템은 간 표면과 절제 단면 근처의 종양을 구별해내며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 영상장치(MRI)로 발견하지 못한 간 표면의 작은 종양까지 찾아낼 수 있어 훨씬 정확하고 안전한 간절제술과 간이식이 가능해졌다.

 연구팀은 1991년부터 2019년까지 총 103명의 소아 간모세포종 환자의 치료 성적을 분석했다. 소아 간모세포종 환자에게 간이식을 시행하기 시작한 2006년을 기준으로 1991년부터 2005년까지 환자군과 2006년부터 2019년까지 환자군으로 나눠 연구했다.

그 결과 1991년부터 2005년까지 치료받은 소아 간모세포종 환자군의 생존율은 58.6%였던 반면 2006년 이후 환자군의 생존율은 90.8%로 나타났다. 진단 시 이미 전이가 된 4기 환자의 생존율도 85%에 달했다.

특히 간이식을 시행한 19명의 환자들은 100% 생존하는 등 고위험군 환자의 성적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간모세포종 연구에서 보고된 생존율보다 10~20% 이상 높다.

소아 간모세포종은 소아의 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5세 미만 소아에게 발생하는 간암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항암화학치료로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완전히 절제하기 위해 수술을 하지만, 종양이 다발성이거나 전이가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로 종양을 모두 제거하기 어렵고 예후도 좋지 않은 편이다.

서울아산병원 소아간이식팀은 풍부한 임상 경험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국내 소아 간이식의 3분의1 이상을 시행하고 있다.

고경남 교수는 “소아 간암 환자들의 생존율 향상은 환자별 상태에 따른 최적의 치료 방법을 고민하고 시행한 결과로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와 소아외과 의료진 간 긴밀한 협진이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남궁정만 교수는 “간모세포종의 경우 간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 최대한 간이식을 피하고 다단계 간 절제술로 치료해 이식을 두려워하는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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