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부터 도파민 세포만 분리할 수 있는 '세포표면마커' 유전자 개발
줄기세포로부터 도파민 세포만 분리할 수 있는 '세포표면마커' 유전자 개발
  • 최민규 기자
  • 승인 2021.07.27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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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의대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 유정은 박사(제1저자)와 차의과대 황동연 교수 공동연구팀은 줄기세포로부터 도파민 신경세포 분화 후 도파민 세포만을 순수 분리할 수 있는 '세포표면마커' 유전자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에서 도파민 세포를 분화시킬 때 도파민 신경전구세포에서 LMX1A 유전자가 특징적으로 잘 발현하는 것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LMX1A 유전자에 형광단백질 유전자인 eGFP를 붙인 후 LMX1A 유전자 발현 시 녹색의 형광단백질을 발현시켜 ‘인간 배아줄기세포 리포터 세포주’를 만들었다.

이어 이 리포터 배아줄기세포주를 도파민 세포로 분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형광단백질을 발현하는 세포(eGFP+ 세포)와 발현하지 않는 세포(eGFP- 세포)로 분리했다. 형광단백질을 발현하는 세포가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다.

이렇게 분리된 두 세포 그룹을 비교 분석해 eGFP+ 세포에서 2배 이상 더 많이 발현되는 유전자 369개를 찾았다. 이 중 세포표면마커 유전자 53개를 확인했다. 이후 여러 검증 과정을 거쳐 중뇌 도파민 신경전구세포 특이적 세포표면마커 유전자인 ‘TPBG’를 최종 발견했다.

이후 연구팀은 TPBG의 효능을 검증했다. TPBG를 이용해 순수분리한 세포(TPBG+ 세포)를 파킨슨병 동물모델의 뇌에 이식했다. 16주 후 해당 동물의 뇌조직을 분석해 세포를 이식한 이식부위 내에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TH+ 세포)의 밀집도를 분석했다.

도파민 신경세포 수가 TPBG를 이용해 순수분리해 이식할 경우 순수분리 전 세포 이식보다 약 2.5배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암페타민 유도 회전운동 실험’을 진행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분당 회전수가 감소해 파킨슨 증상이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기존에 부작용이었던 세포 과다 증식 등의 문제도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TPBG를 이용해 순수분리한 세포(TPBG+ 세포)를 이식한 이식부위에서는 분리 전 세포 이식과 비교해 과다 세포 증식이나 종양의 원인이 되는 세포(Ki67+ 세포)가 약 31.9% 줄고, 증식 세포의 감소로 이식부위의 부피도 약 35%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

파킨슨병은 중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최근에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으로 줄기세포로부터 도파민 세포를 만들어 뇌 속에 넣어주는 세포대체치료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인간 배아줄기세포나 역분화 줄기세포로부터 분화과정을 거쳐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문제는 아무리 분화과정을 잘 거쳐도 100% 순수한 도파민 세포가 아닌, 다른 세포들도 섞여 있다는 것이다. 이 다른 세포들은 우리 몸에 이식할 경우 이상 운동 증세, 세포 과다 증식 등의 부작용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의학계가 순수한 도파민 세포만을 분리할 수 있는 도파민 세포 표면마커 유전자를 계속해서 찾아온 이유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TPBG를 이용한 순수분리에 의해 중뇌 도파민 세포 분화과정 중 혼재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계열 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순수 분리한 도파민 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세포치료 시 유효성 증대는 물론이고, 부작용을 제어하고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인간 배아줄기세포나 역분화줄기세포로부터 중뇌 도파민 세포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방법도 제시했다"면서 "이 방법을 활용하면 파킨슨병 세포치료제의 대량 생산과 산업화가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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