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첫 대면…尹 "성남법정서 자주 봬" 李 "기억에 없다"

언론사 주최 행사서 만나…대선후보 확정 뒤 처음 "일대일 회동 제안에 尹 고개 끄덕…긍정 제스처"

2021-11-10     뉴시스

김지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각 당 후보로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글로벌 인재 포럼 2021'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도 자리했다.

전날 열린 '전국여성대회'가 양당 두 대선 후보의 첫 대면 기회로 예상됐지만 이 후보가 부인의 낙상사고로 일정을 긴급히 전면 취소하면서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날 행사 시작에 앞서 대선 후보 확정을 축하하고 과거 인연을 언급하는 등 환담을 나눴다.

이 후보가 먼저 윤 후보에게 "축하드린다"며 인사를 건네자, 윤 후보는 "이십 몇 년 전에 성남 법정에서 자주 뵀다"고 친근감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보기는 봤을 텐데 저는 기억에 없다. 왜냐햐면 형사 사건은 거의 안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윤 후보는 "아니다. 그래도 이따금씩 들어오셨다"고 거듭 말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자 심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안 왔나"라며 "매일 한 분씩 빠진다"라고 화제를 전환했다.

이 후보는 포럼 인사말을 통해 "정치가 해야할 일에 대해 새롭게 논쟁하고 합의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자리를 만들었으면 한다"며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공동으로 선언해 보는 자리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윤 후보를 향해 재차 일대일 회동을 요청한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9일 민주당 선대위 회의에서도 민생 논의를 위한 일대일 회동을 청한 바 있다.

윤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위한 인재 육성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이 후보의 제안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자본, 노동 투입만 가지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할 수 없다.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며 "규제와 제도 혁신이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행사 뒤 만난 기자들이 '윤 후보로부터 일대일 회동 제안에 대해 답을 들은 것이 있냐'고 묻자 "미안하다. 지나가겠다"며 대답없이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소영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이 후보와 사진촬영 때 잠깐 귓속말을 했다"며 "이 후보가 여러 사람을 거치면 (말의)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직접 대화할 계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고, 윤 후보가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윤 후보가 말로 답변한 건 아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인 제스처로 답했다"며 "저희가 이해하기에는 긍정적인 취지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