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에 국내 증시는…"과몰입 상태" vs "변동성 계속"

2022-02-21     뉴시스
20일(현지시간)

이승주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완화됐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코스피가 회복하자 양국 간 리스크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장기적인 대치 관계로 이어지며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2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744.52) 대비 37.87포인트(1.38%) 내린 2706.65에 출발했다. 종가 기준 27000선이 붕괴됐던 코스피는 앞서 3거래일 연속 반등하더니 이날 다시 1%대 하락 출발하더니 장중 2700선이 재붕괴됐다.

코스피가 회복세를 보였던 배경은 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된 뒤 매파적 발언 외에 금리인상과 같은 직접적 언급이 없었다는 안도감이 있었지만, 양국 간 긴장이 완화된 모습도 한 몫 했다.

하지만 미국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면서도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다시 긴장감은 고조됐다. 실제로 러시아군 주력 전투부대의 75%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배치된 데다, 우크라이나에 체류한 자국민에 대피계획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동현

이처럼 일촉즉발 상태가 되자 국내 증시 전문가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국내 증시가 우크라이나 이슈에 과몰입됐다는 분석에 해당 이슈가 핵심이 아닌 만큼 펀더멘털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를 더 위축시키는 이슈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금융시장 등락을 결정짓는 핵심변수로 볼 수 없다"며 "러시아 CDS와 천연가스 가격이 반등하기는 했지만 지난 12월과 지난달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과몰입된 상태다. 이럴 때일수록 펀더멘털 변수와 그로 인한 변화 가능성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어 긴 호흡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투자하는 것이 필요할 때라는 목소리도 있다. 단기적 투자는 지양하고 연간 이익을 바라보고 투자하라는 뜻이다.

황지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펀더멘털 자체는 낙관적으로 보이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내 반군이 또다시 분쟁의 도화선이 되면서 러시아와 지정학적 우려감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고 있다"며 "역시 펀더멘털보다 이벤트에 의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 같다. 시시각각 발생하는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예측 불가한 국면이다. 지금은 긴 호흡에서 지켜보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침공 리스크가 언제 끝날지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의 투자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 4분기 실적 시즌동안 올해 국내 증시의 이익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이익 희소성이 부각되는 환경 조성 중 대응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시기에 반등할 수 있는 올해 1분기와 연간 이익이 긍정적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