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영국 육상 400m 계주팀에 도쿄 은메달 반납 요청
계주 멤버였던 우자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 성분 검출 4명 모두에게 메달 반납 요청
김희준 기자 =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영국 육상 남자 400m 계주팀이 실물 메달마저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영국올림픽위원회(BOA)는 15일(한국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수 4명의 은메달과 인증서를 모두 반납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자넬 휴즈, 리처드 킬티, 느다니엘 미첼-블레이크, 치진두 우자로 이뤄진 영국 계주팀은 도쿄올림픽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37초51을 기록해 2위에 올랐다.
하지만 대회 기간 중 채취한 우자의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인 오스타린(ostarine)과 S-23이 발견됐다. 오스타린과 S-23은 근육 형성에 도움을 주는 약물로, 금지약물로 분류돼 있다.
세계육상연맹 독립기구인 선수윤리위원회(AIU)는 우자의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지난해 8월 중순 즉시 그의 선수 자격을 일시 정지했다.
AIU의 결정에 불복한 우자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CAS도 지난 2월 우자가 오스타린과 S-23에 양성 반응을 보여 도핑 규정을 위반했다고 최종 판결했다.
계주 종목에서는 1명만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도 모든 선수의 기록이 삭제된다.
IOC는 이미 영국 계주팀의 기록을 삭제한 상태다. 이탈리아가 37초50으로 금메달을 딴 가운데 37초70으로 3위였던 캐나다가 2위로, 37초79로 4위였던 중국이 3위로 올라섰다.
우자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도 메달을 가지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IOC는 최근 메달을 박탈당한 선수들의 실물 메달과 인증서를 모두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앤디 앤슨 BOA 회장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3명의 선수에게도 메달과 인증서 반납을 요청하게 된 것은 무척 슬픈 일이다. 하지만 CAS의 판결과 IOC의 요청을 따라야 한다"고 전했다.
또 앤슨 회장은 "휴즈와 미첼-블레이크 뿐 아니라 도쿄올림픽에서 계주 한 종목에만 출전한 킬티에게는 더욱 가슴 아픈 일일 것"이라며 "이들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결정이 선수 개인의 위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