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드러낸 민낯…'언박싱 코로나'

2023-02-21     뉴시스

신재우 기자 = 코로나19 시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지난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현상을 낳았다. 미국에서는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의 확산 속에 제때 백신을 접종받지 못한 고위험군이 생명을 잃었다. 중국에서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통제로 사회적인 약자들이 방치됐다.

'언박싱 코로나'(페이퍼로드)는 이처럼 전 세계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사례를 분석하고 그 결과에 대해 평가하는 책이다. 지난해 1월부터 매달 진행된 연세대 디지털사회과학센터의 연구와 토론을 바탕으로 정치, 경제, 사회, 복지, 노동에 이르기까지 복합적인 변화상을 담았다.

"코로나 시기의 일자리 변화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원격 근무가 가능한 노동자와 필수 노동자는 직업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고, 학력이 높을수록 원격 근무로의 전환이 용이했으며 일을 그만둔 비율도 낮았다. 그리고 고임금 노동자들은 코로나 시기에도 근무 시간의 양이 거의 변하지 않았던 반면, 저임금 노동자들은 근무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223~224쪽 중)

책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일어난 큰 변화 중 하나는 노동 형태다. 과거엔 당연하게 여기고 반복되던 관습적 행동과 제도가 비대면 사회에서는 생략되고, 사람 사이의 직접적인 만남과 소통보다 효율성과 편리함이 중요하게 인식하게 됐다. 저자들은 재택근무가 지금보다 확산해 새로운 노동 형태로 인정받게 된다면 노동 관련 법은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코로나19는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는 말을 재확인시켰다. 원격 근무의 본격적인 도입은 고학력, 고임금 노동자들보다 저학력,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경제적으로 더 힘든 시간이었다. 백신 개발은 해당 국가와 개발 회사에 막대한 부를 제공했지만 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해 소외된 국가와 국민들도 존재했다. 책은 코로나19로 인해 드러난 불평등과 취약성을 대처할 수 있는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