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더 춥네" 이름 값 하는 입동…혈관은 더 괴롭다

고혈압 환자, 심근경색·뇌졸중 등 위험 커져 노약자·만성질환자 저체온증 걸릴 확률 높아

2023-11-08     뉴시스

백영미 기자 = 요즘처럼 기온의 변동폭이 큰 날씨에는 고혈압 등 심뇌혈관 질환자는 혈압이 상승해 부정맥·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커져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8일 기상청과 의료계에 따르면 절기상 입동인 이날은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될 것으로 예고됐다.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2~5도가량 더 낮아져 최저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낮부터 점차 기온이 오르고, 주말에는 다시 기온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 우리 몸은 체열이 발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혈관을 수축해 혈압과 심박수가 급격히 상승하게 돼 심혈관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 혈관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심근경색 발병 빈도가 증가한다.

정혜문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찬 공기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높이기 위해 심장박동 수를 높여 혈액순환을 빠르게 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며 “일교차가 커지면 갑작스런 혈압 상승으로 심혈관 질환의 상태가 악화되거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고혈압,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환자나 고령층은 건강하거나 젊은 사람에 비해 혈관이 딱딱하고 혈관벽이 두꺼워 혈압이 더욱 높아지기 쉽다. 보통 뇌혈관 혈압이 1520mmHg까지 상승해도 혈관이 터지는 것이 드물지만, 고혈압 환자는 혈관이 약해져 있어 4~5배 가량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온이 크게 내려가면 노약자나 만성질환자는 체온 유지 능력이 떨어져 저체온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저체온증은 정상체온을 유지하지 못하고 체온이 35℃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노인은 체온을 보호하는 체지방이 적고 대사율이 낮아 열을 잘 만들어내지 못하고, 만성질환자는 혈관 수축과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어 체온을 유지하기 어렵다.

저체온증은 초기 심한 오한이 발생하고 점차 맥박과 호흡이 느려지는 양상을 보인다.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최규영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는 "저체온증은 시력과 판단력 저하, 혈액 순환 장애 현상 등은 물론 심하면 심장 기능이 떨어져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마비를 불러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50대 이후 근육량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저체온증 발병 가능성이 커 유의해야 한다. 노약자는 체온 변화가 급격한 시간대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야외활동을 해야 한다면 털모자나 장갑, 목도리 등을 착용해야 한다.

최 전문의는 "겨울철 물을 잘 마시지 않으면 혈액 점성이 높아져 심뇌혈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적절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원활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