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보행에 어떤 관련이 있는가

2019-06-11     김현경 기자

뇌졸중, 파킨슨병, 치매처럼 뇌 기능 장애로 생긴 질환들은 대체로 보행에 문제가 많아진다.

역사적으로 동물과 차별되는 인간의 뇌 발달은 두 손을 사용한 도구의 이용이 아니라, 두 발로 걸음으로써 시작됐다. 인간만이 완벽하게 직립보행을 한다. 걷기 위해서는 먼저 두 발로 균형을 잡고 서야 하고, 걸음을 뗄 때마다 수많은 근육과 신경으로 몸의 무게 중심을 포착해 미세하게 조절하며 나아가야 한다.

고령자들 가운데 고관절이 부러져 보행장애가 발생한 뒤 치매 같은 인지장애가 쉽게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보행을 통한 뇌 자극이 충분하지 않아 뇌의 퇴화가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응급기 위험을 넘기면 대부분 한 쪽 수족 마비나 균형 실조로 보행장애 후유증이 발생된다. 도파민 결핍으로 뇌와 근육의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기는 파킨슨병은 진행과정에 따라 서행, 몸의 앞 쏠림, 종종걸음이 나타난다. 치매형 보행장애는 보행속도가 느려지고, 좁아진 보폭과 걸음 떼기가 늦어지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질환마다 다양한 보행장애가 발생하는데 이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보행장애를 방치하면 뇌 기능이 급속히 퇴화하며, 더 큰 보행장애가 나타나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몸의 무게중심을 뇌가 정확하게 파악하고, 정밀하게 전신 근육을 컨트롤하면서 균형을 잡을 때 안정되고 바른 보행이 이뤼질 수 있다. 바른 보행은 뇌 기능의 강화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뒤틀리고 구부정했던 척추 역시 알맞은 위치를 잡아가고 몸이 바르게 펴진다는 의미다. 이러한 구조 개선은 몸의 정보를 뇌에 더욱 정확하게 전달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