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류현진, 할아버지가 와서 던지는 것 같다"

2019-07-12     뉴시스
LA

 "할아버지가 와서 던지는 것 같더라고요." 

국보급 투수도 '코리안 몬스터'의 피칭에 깜짝 놀랐다. 후배의 활약에 기분 좋은 표정도 숨기지 않았다. 

11일 선동열(56) 전 야구대표팀 감독은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스프링캠프로 연수를 떠난다고 밝혔다. 내년 초 미국 플로리다에 차려질 양키스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구단 운영 시스템 등을 두루 살필 예정이다. 

선 전 감독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면서 화제는 자연스럽게 빅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선 류현진(32·LA 다저스)으로 옮겨졌다. 선 전 감독은 류현진의 이름을 듣자마자 빙긋 웃음을 지었다. 

"예전에 비해 제구력이 훨씬 완벽해졌다. 완급조절도 좋아졌다. 50대 투수가 던지는 것 같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하는 걸 보면, 할아버지가 와서 던지는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만큼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인다는 의미다. 위기 상황에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여유도 빼놓을 수 없다. "성격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굉장히 긍정적인 성격이지 않나"라며 연신 칭찬했다. 

빅리그에서 7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류현진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전반기 10승2패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10일에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등판하기도 했다. 

선수 시절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 전 감독도 과거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몇 차례 영입 제의를 받았다. 1981년 양키스와 밀워키 브루어스, LA 다저스가 제의를 했고, 1984년에는 양키스와 다저스가 다시 한 번 제안을 해왔다. 1999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가 나섰지만, 결국 여러 가지 사정이 겹치면서 빅리그행은 성사되지 못했다. 

선 전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미국 야구를 접해보는 게 꿈이 었는데, 실현이 됐다. 이제라도 가서 배울 수 있다는 게 좋다. 현대 야구의 흐름을 공부하고 와서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