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출신 설치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 개인전 “그림자를 드리우고” 개최

내년 3월31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개최 한국의 무영탑 설화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 포함 공간 설치작품 8점 전시

2019-12-18     전정연 기자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 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Leandro Erlich, 1973~)가 내년 3월 31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전시실 및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개인전 <레안드로 에를리치: 그림자를 드리우고>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의 친숙한 공간을 소재로 관객이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참여형 작품들이 소개된다.

탈의실

레안드르 에를리치는 주로 거울을 통한 시각적 착시를 이용해 엘리베이터, 계단, 수영장 등 친숙한 공간을 소재로 한 설치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의 작품은 감상에서 그치지 않고 관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베니스 비엔날레, 휘트니 비엔날레를 비롯해 뉴욕의 PS1 MoMA, 런던의 바비칸 센터, 도쿄의 모리미술관 등 세계 유수 기관에서 소개된 바 있다.

"커밍

작가는 그간의 작업에서 관람객으로 하여금 ‘눈에 보이는 것이 실재인가?’하는 질문을 던지며 환영과 실재, 허구와 진실 등의 개념을 드러냈다면 이번 전시는 한발 더 나아가 ‘나’와 ‘타자’ 사이의 모호하고 비고정적인 경계에 주목한다.

전시는 총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되는데 가장 처음 영화 포스터 13점으로 구성된 <커밍 순>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는 작가가 어린 시절 본인의 상상력과 영감을 키워주었던 영화들을 떠올리며 만든 공간으로 기존 작품의 맥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름 붙여진 영화 포스터들은 관람객에게 새로운 상상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탑의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탑의 그림자>는 작가의 대표작인 <수영장>의 구조를 발전시킨 것으로 석가탑의 다른 이름인 ‘무영탑’ 설화에서 모티브를 받아 만든 작품이다. 수면을 기준으로 상하 대칭을 이룬 두 개의 탑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무엇이 실재고 무엇이 환영인지, 무엇이 주체이고 무엇이 객체인지에 대한 경계를 이야기한다.

<엘리베이터 미로>는 엘리베이터 구조물 4개를 붙여 만든 작품으로 관람객들은 거울일 것이라 생각한 곳에서 다른 사람을 마주하게 된다. 매일 접하는 엘리베이터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낯선 상황을 경험하게 한다.

엘리베이터

미술관 측은 다가올 겨울방학을 맞아 전시와 연계한 어린이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6~7세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반사반사 거울왕국>은 <엘리베이터 미로>작품과 연계하여 거울을 통해 시각적 공간이 확장되는 작품을 제작하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초등학생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빛의 너머 그림자 속으로>에서는 전시장에서 일어나는 착시현상을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림자 공간을 만들어 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자세한 프로그램 내용 및 신청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홈페이지(http://sema.seoul.go.kr/bukseoul/)에서 확인할 수 있다. (02)2124-5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