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향한 학범슨의 주문 "공들고 물들라"

2020-01-31     뉴시스
김학범

2020 도쿄올림픽 준비에 나선 U-23 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이 본선에 합류한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들을 향해 궂은일을 자처하라고 조언했다.

김 감독은 30일 신문로 축구회관 2층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결산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한국을 이 대회 첫 우승으로 이끈 김 감독은 7월 도쿄올림픽 메달권 진입이라는 새 목표를 세웠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의 동메달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올림픽 최종 엔트리는 18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3명은 연령에 구애받지 않는 와일드카드로 채워진다. 올림픽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한국은 세 장의 카드를 모두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은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후배들과 빠르게 녹아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기억을 소환했다. 당시 와일드카드로 가세한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조현우(울산)는 빼어난 활약으로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김 감독은 "그 선수들이 나에게 공통으로 한 첫 마디가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되죠?'였다. 그래서 '너희들이 할 것은 없다. 공들고 물들라'고 했다. '너희들이 그런 행동을 하면 후배들은 따를 수 밖에 없다. 헌신하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팀에서 좋은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29일(현지시각)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23세 이하 선수들과 대회를 앞두고 막 팀에 가세한 선배들이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나이 많은 이들이 먼저 다가서야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지론이다.

김 감독은 "(이번에도) 똑같다.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면 헌신이다. 공들고, 물들고, 커피를 사주는 것이다. 어린 선수들은 그런 선수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전했다.

이상적인 와일드카드상을 직접 언급한 김 감독은 해당 포지션과 후보자에 대해서는 일체 답변을 피했다. 김 감독은 "태국에서도 이야기했고, 공항에서도 말했지만 처음부터 다시 생각할 것이다. 어떤 자리가 문제인지 지금 말하기는 어렵다. 팀에 필요한 선수, 쓸 수 있는 선수로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