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FA 영입·감독 교체, 체질 개선 나선 하위팀들

2020-04-27     뉴시스
박철우,

올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에어컨리그'를 주도한 것은 하위권팀들이었다. 우리카드,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이 전력 지키기에 매진한 사이 하위권팀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문 한국전력은 삼성화재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를 영입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다른 구단들과 달리 공기업의 여건상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았던 한국전력은 3년 최대 21억원이라는 창단 후 가장 큰 투자로 박철우를 잡는데 성공했다. 액수가 다소 과한 감이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변곡점을 찾아야했던 한국전력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만 35세인 박철우는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후배 선수들 못지 않은 몸 상태를 갖추고 있다. 2019~2020시즌에도 444점(28경기)로 최우수선수상(MVP)을 차지한 나경복(우리카드·491점)에 이어 국내 선수 득점 2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선수 외에는 해결사 역할을 담당할 선수가 마땅치 않았던 한국전력은 박철우의 가세로 좀 더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추게 됐다.

지난 시즌 6위로 9년 연속 플레이오프권 진입 실패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든 KB손해보험은 수장 교체로 체질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 3년 간 팀을 지휘했던 권순찬 감독과 작별을 택하고 대학 무대에서 검증된 이상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남자프로배구

이 감독은 선수 시절 KB손해보험 전신인 럭키화재와 LG화재에서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친정이 내민 손을 흔쾌히 잡은 이 감독은 "목숨을 건다는 심정으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프로 감독이 처음이라는 점과 약한 선수층을 어떤 식으로 강화할지가 이 감독과 KB손해보험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쓰디쓴 실패를 맛본 삼성화재는 고희진 감독 선임이라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13승19패로 5위에 그쳤다. 창단 후 가장 낮은 순위이자 처음 경험하는 4할대 승률이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고 감독은 과거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센터 본연의 역할을 물론 늘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동료들의 기를 살려주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1980년생인 고 감독은 V-리그 역대 최연소 사령탑이 됐다.

삼성화재는 박철우를 한국전력으로 떠나보내는 출혈이 생겼지만 보상 선수로 이호건을 지명하면서 세터 고민을 어느 정도 덜었다.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마친 류윤식의 합류 역시 차기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