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망 100일…밝혀진 것 없이 피해자만 '눈물의 삶'
박원순 전 시장, 7월9일 극단적 선택해 발견 변사사건은 잠정 중단·방조 의혹은 난항 겪어 피해자 "불안과 위협 속, 거주지 옮겨서 지내" 여성단체 '서울시장성폭력사건공동행동' 출범
정윤아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한지 16일로 딱 100일째가 된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을 둘러싼 수사는 여전히 난항이고, 그러는 사이 피해자의 고통만 커지고 있다.
박 전 시장은 성추행 피소 사실을 알게 된 직후인 지난 7월9일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채로 서울 성북동 야산에서 발견됐다.
전 비서 A씨가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상태였지만 피의 당사자가 사망함에 따라 이 사건은 수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여론의 규명 요구가 높아지자 경찰은 극단 선택의 경위와 원인을 밝혀야 하는 변사사건 수사, 서울시 관계자들의 성추행 방조·묵인 의혹 수사를 통해 본 사건인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실체도 자연스럽게 밝혀지는 방식을 기대했다.
하지만 100일이 지난 현재 기대와 다르게 수사는 진전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서울 성북경찰서가 담당하는 박 전 시장의 변사 사건 수사는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 사건 조사를 위해 진행 중이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은 유족 측이 진행한 법적 조치로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서울경찰청이 수사 중인 서울시 관계자들의 박 시장 성추행 방조 등 의혹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전현직 서울시 관계자들의 진술도 A씨 측과 엇갈리고 있다.
정작 수사는 잠잠한데 피해자에 대한 무분별한 2차 가해는 심각한 수준으로 보인다. 이소희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 상담소장도 기자회견에서 2차 가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