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킴리아', 희귀 혈액암 치료제로 허가, 1인 맞춤 치료 시대

2021-03-11     천덕상 기자

 

지난 5일 한국노바티스의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킴리아주’(성분명 티사젠렉류셀)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으며 국내도 1인 맞춤형 항암치료 시대가 열렸다.

CAR-T 치료제는 기대여명이 적은 말기암 환자에 투여해 드라마틱한 치료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꿈의 항암제’로도 불린다. 기존의 많은 항암제는 생존기간 연장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말기암 환자엔 투여 가능성이 적었다. CAR-T 치료제는 치료 옵션이 거의 없는 재발성·불응성 혈액암 환자에서 한 번의 투여로 명백한 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는 몸 안에서 강력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유전자를 조작하는 작용기전에 따른 것이다. 면역세포(T세포)가 암세포를 만날 수 있도록 수용체 유전자를 조작해 환자의 몸에 주입한다. ‘킴리아’의 경우 환자로부터 채취한 면역세포 표면에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유전 정보를 도입한 후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정상세포의 손상은 최소화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없앨 수 있다. 단, 강력한 면역반응에 따라 CAR-T 치료제엔 사이토카인 폭풍같은 부작용 역시 따른다.

국내에선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다수 회사가 개발 중이다. 앱클론은 올 2분기(4~6월) 림프종·백혈병 등을 대상으로 한 CAR-T 치료제 ‘AT101’의 임상 1상 신청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유틸렉스는 혈액암이 아닌 ‘고형암’ 중 간암 대상 CAR-T 치료제로 올 하반기 안에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한다. 혈액암 분야에선 CAR-T 치료제가 여러 개 나왔지만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고형암 CAR-T는 아직 허가 제품이 없다. 유틸렉스가 진입하면 국내에서 최초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고형암 CAR-T 임상이 된다.

GC녹십자셀 역시 고형암 중 췌장암을 겨냥해 CAR-T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내년에 미국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현재 동물실험을 추가 진행 중이다. 작년 초 미국에서 CAR-T 치료제 임상시험을 수행하기 위해 노바셀을 설립했다.

GC녹십자랩셀은 환자 맞춤형 CAR-T 치료제를 범용 및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CAR-NK 세포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체내 암세포만 공격하는 NK(자연 살해) 세포에 암세포에만 결합하도록 조작된 CAR 단백질을 결합해 NK세포의 암세포 살상력을 증가시키는 차세대다. 기존 치료제보다 안전성이 우수하고 기성품 형태로 대량생산 가능할 것으로 기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