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화' 논란 JTBC 내용 일부 공개 해명…"민주화 드라마 아냐"

1987년 대선 정국이야기...간첩 미화 무관 "천영초 선생 연상, 여주인공 이름은 수정"

2021-03-31     뉴시스
JTBC

강진아 기자 = JTBC가 방송 전부터 논란에 휩싸인 드라마 '설강화' 관련 "미방영 드라마에 대한 허위사실을 기정사실인양 포장해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JTBC는 30일 입장을 내고 "드라마 '설강화'의 현재 논란은 유출된 미완성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글 일부의 조합으로 구성된 단편적인 정보에서 비롯됐다"며 "파편화된 정보에 의혹이 더해져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로 포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설강화'의 내용 일부를 공개하며 해명했다.

 JTBC는 "민주화 운동 폄훼 논란 관련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다"라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80년대 군부정권 하에 간첩으로 몰려 부당하게 탄압받았던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강화'의 극 중 배경과 주요 사건의 모티브는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 1987년 대선 정국이다. 군부정권, 안기부 등 기득권 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 독재 정권과 야합해 음모를 벌인다는 가상의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배경 하에 남파 공작원과 그를 쫓는 안기부 요원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다"며 "이들은 각각 속한 정부나 조직을 대변하는 인물이 아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부정한 권력욕, 이에 적극 호응하는 안기부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부각시키는 캐릭터들이다. 간첩활동이나 안기부가 미화된다는 지적도 '설강화'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JTBC는 "안기부 요원을 '대쪽 같다'고 표현한 이유는 그가 힘 있는 국내파트 발령도 마다하고, '간첩을 잡는 게' 아니라 '만들어내는' 동료들에게 환멸을 느낀 뒤 해외파트에 근무한 안기부 블랙요원이기 때문"이라며 "이 인물은 부패한 조직에 등을 돌리고 끝까지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원칙주의자로 묘사된다"고 밝혔다.

또 "극 중 (여주인공) 캐릭터의 이름 설정은 천영초 선생님과 무관하다"며 "하지만 선생님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관련 여주인공 이름은 수정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제되지 않은 자료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제작진의 책임"이라면서도 "하지만 미방영 드라마에 대한 허위사실을 기정사실인양 포장해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를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수많은 창작자들을 위축시키고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인지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하반기 방송 예정인 '설강화'는 시놉시스 일부가 유출되면서 실제와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된 것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논란이 일었다. 민주화 운동 폄훼 및 안기부 직원 캐릭터 미화 등의 논란이다. 특히 최근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폐지된 가운데 시대극 '설강화'에도 불똥이 튀었다.

이 같은 논란이 일자 JTBC는 지난 27일에도 입장을 내고 "미완성 시놉시스 일부가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앞뒤 맥락없는 특정 문장을 토대로 각종 비난이 이어졌지만 이는 억측에 불과하다"며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설강화'는 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초'의 시대를 거스른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정해인과 그룹 '블랙핑크'의 지수, 장승조, 윤세아, 김혜윤, 정유진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