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코로나 1년반 만에 활기…"우리가 유럽 챔피언"

유로2020 우승…"잃어버린 기쁨 돌려줬다" EU 최대 코로나19 피해국…약 13만명 사망

2021-07-12     뉴시스
12일(현지시간)

이혜원 기자 = 코로나19로 극심한 피해를 본 이탈리아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우승으로 대유행 1년4개월 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12일 A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수도 로마는 밤새 이탈리아 우승을 축하하는 인파로 가득 찼다.

거리에선 차들이 경적을 울렸고, 하늘은 불꽃놀이가 수 놓았다. 시민들은 노래를 부르며 "우리가 유럽 챔피언이다"라고 외쳤다.

이들은 포폴로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관람하면서 어깨동무하며 응원했다. 마스크 의무 착용 지침을 어긴 시민들도 있었지만, 경찰은 저지하지 않았다.

나폴리에서 온 파브리치오 갈리아노(29)는 "지난 1년 반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 모두 지쳤다"며 "이탈리아 우승은 매우 큰 의미다. 스포츠 너머 우리 모두에게 잃어버린 기쁨을 돌려줬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유럽 국가 중 하나로, 유럽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다.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27만1276명이다. 사망자는 12만7775명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가장 많다.

밀라노에 기반을 둔 행사 프로듀서 미켈라 솔파넬리(30)는 "모두에게 복잡한 한 해였지만, 특히 우리에겐 더 그랬다"며 "(유로 2020 우승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라고 기대했다.

이탈리아 남부 바리 출신 다비드 벨로모(23)는 "유로비전에 이은 두 번째 우승"이라며 "덕분에 우리는 올해를 되찾을 수 있었다"라며 감격스러워 했다.

세네갈 출신 이민자 소년 얀코(13)는 "선수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줬다"면서 "이번 토너먼트 중 가장 멋진 경기를 보여줬다"며 환호했다.

이탈리아는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결승전에서 잉글랜드와 연장전 포함 120분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