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2020]아픈 어깨 잡고 9년 기다린 맏형 오진혁, 단체전 金 도전

한국 양궁 최초 올림픽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어깨 통증 심각해 은퇴 권고 받아…회전근 4개 중 1개만 남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서고 싶다"던 올림픽…도쿄올림픽 단체전 金 도전

2021-07-26     뉴시스

박지혁 기자 = 한국 양궁대표팀의 맏형 오진혁(40·현대제철)이 마지막일지 모르는 올림픽 무대에서 두 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오진혁, 김우진(29·청주시청), 김제덕(17·경북일고)으로 구성된 남자대표팀은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 토너먼트에 나선다.

랭킹라운드 1위로 8강에 직행한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한다.

맏형 오진혁은 이날을 위해 9년을 기다렸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단체전에선 동메달에 만족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탈락했다.

운동선수의 마지막 목표라고 하는 올림픽 금메달이 이미 있고, 나이는 하나둘 더 찼지만 활을 놓지 않았다. "이제 (오)진혁이 전성기는 다 됐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특히 그는 선수 생명을 위협받을 만큼 치명적인 부상을 안고 있다.

오른쪽 회전근 4개 중 3개가 끊어져 1개만 남았는데 이마저도 80%가량 파열됐다. 더 심해지면 일상생황에 지장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영환

미세한 통증은 런던올림픽을 1년 앞둔 2011년 여름부터 시작됐다. 고통을 참고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진단을 통해 은퇴 권유까지 받았다.

우리나이로 마흔하나, 도쿄올림픽은 사실상 마지막 무대다. 오진혁은 오래 전부터 "올림픽 메달을 떠나서 마지막으로 올림픽 무대에 한 번 더 꼭 서고 싶다"고 했다.

오진혁이 도쿄에서 금메달을 따면 1972 뮌헨올림픽에서 양궁이 정식종목으로 복귀한 이후 남자 최고령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오진혁은 "모두 올림픽 메달을 꿈꾸지만 참가 자체에 의미가 있고, 메달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지난 (런던)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따고 싶다. 올림픽 메달은 내 양궁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최고의 선물이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1년 더 기다린 베테랑 오진혁이 마지막 불꽃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