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준 기자 = 한창 시즌을 치르다 2020 도쿄올림픽에 다녀온 선수들의 후반기 모습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강백호(KT 위즈)와 양의지(NC 다이노스),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이의리(KIA 타이거즈), 김진욱(롯데) 등은 '올림픽 후유증'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보여준 반면 김현수(LG 트윈스)와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최원준(두산 베어스), 김민우(한화 이글스) 등은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쿄올림픽에서 '태도 논란'에 휘말렸던 강백호는 심리적으로 위축돼 올림픽 후유증을 심하게 겪을 수도 있다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강백호는 후반기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450(20타수 9안타)으로 불꽃타를 휘둘렀다.
강백호는 지난 15일 수원 삼성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한 뒤에는 태도 논란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제가 잘못한 일"이라고 사과하기도 했다.
올림픽에서 타율 0.136(22타수 3안타)으로 타격감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던 양의지는 후반기 시작 후 달라진 모습이다. 후반기 5경기에서 타율 0.450(20타수 9안타) 1홈런에 5타점을 쓸어담았다.
도쿄올림픽 직후 손가락 상태가 좋지 않아 이틀간 휴식을 취했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12일 고척 KT전과 13~14일 고척 두산전에는 선발 출전했다. 그는 후반기 들어 선발 출전한 3경기에서 14타수 6안타를 때려내며 역시 타격감을 뽐냈다.
다만 15일 두산전에는 옆구리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도쿄올림픽에서 대표팀 불펜 요원으로 뛴 박세웅도 올림픽 후유증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을 자랑했다. 그는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13일 잠실 LG전에서 8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쾌투를 선보여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야구 대표팀의 '유이'한 신인이었던 이의리와 김진욱도 후반기에 나쁘지 않은 컨디션을 자랑했다.
이의리는 후반기 첫 선발 등판인 1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6이닝 3피안타(1홈런) 6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롯데에서 불펜 투수로 뛰는 김진욱은 11일 창원 NC전과 15일 잠실 LG전에서 각각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도쿄올림픽 출전 후 컨디션이 저하된 선수도 적잖다. 김현수와 박해민이 대표적이다.
야구 대표팀 주장을 맡아 도쿄올림픽에서 타율 0.400(30타수 12안타) 3홈런 7타점으로 활약했던 김현수는 후반기에 홈런 한 방을 때려내기는 했지만, 4경기에서 타율 0.143(14타수 2안타)에 그쳤다.
도쿄올림픽에서 타율 0.440 OPS(출루율+장타율) 1.083, 5타점 7득점으로 대표팀 리드오프 역할을 톡톡히 해낸 박해민도 후반기 5경기에서 타율 0.176(17타수 3안타)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베테랑 포수 강민호(삼성)는 잔부상이 많은 가운데 휴식없이 올림픽을 치른 탓에 컨디션이 크게 떨어졌다. 후반기 들어 1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도쿄올림픽에서 타율 0.211(19타수 4안타)로 제 몫을 하지 못했던 오재일(삼성)은 후반기가 시작된 뒤에도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5경기에서 타율이 0.231(13타수 3안타)에 머물렀고, 장타는 하나도 생산하지 못했다.
대표팀 주전 3루수로 뛴 허경민(두산)은 후반기 들어 치른 5경기에서 타율 0.053(19타수 1안타)에 그치며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김민우와 최원준도 후반기 첫 등판에서 흔들렸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3, 4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해 ⅓이닝 동안 홈런 2방을 맞고 4실점했던 김민우는 13일 대전 NC전에서 3⅔이닝 6피안타(1홈런) 3실점에 그쳤다. 최원준도 13일 고척 키움전에서 3⅓이닝 6실점(3자책점)했다.
도쿄올림픽에서 6경기에 등판해 146구를 던진 조상우(키움)은 후반기 들어 한 경기도 등판하지 않았다. 조상우는 올림픽에서 쌓인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 주중 3연전에 휴식을 취했고, 주말 3연전에서는 세이브 상황이 오지 않아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원태인(삼성)도 어깨 피로 탓에 후반기 선발 등판을 한 차례 거른 상황이다.
대표팀에서 불펜 투수로 뛴 차우찬(LG) 역시 팀의 배려 속에 휴식 중이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6-5로 앞선 8회 등판해 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오승환(삼성)도 후반기 시작 후 일주일 동안 사실상 휴식을 취했다. 오승환은 15일 수원 KT전에 한 차례 등판해 한 타자만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