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에 진심' 정의선 회장…국경 초월한 행보 눈길
'수소에 진심' 정의선 회장…국경 초월한 행보 눈길
  • 뉴시스
  • 승인 2021.09.0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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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적 기후변화 해결책을 찾는 것, 우리의 의무"
국경 초월한 행보로 수소사회 실현 글로벌 의제로

박주연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국경을 초월한 활동을 벌이며 수소사회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정 회장은 7일 현대차그룹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수소사회 비전인 '수소비전 2040'과 수소연료전지기술, 수소모빌리티 등의 청사진을 소개하면서 인류는 "절체절명의 기후변화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국제적인 협력이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정 회장은 "우리 앞에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수소사회로 향하는 마지막 열차일 수 있으며, 아까운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다"며 "지구의 환경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강력하고 실용적인 해결책이 수소"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인류', '지구', '기후변화' 등의 표현을 수차례 반복했다. '환경', '온실가스', '이상기후', '온난화' 등도 언급했다.

정의선 회장의 신념은 지난 7월 미국 방문 당시, 미국 주요 인사들과 나눈 대화에서도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다.

정의선 회장은 당시 "수소는 사업의 난이도도 있고, 단기간 내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측면도 있다"면서도 "전 지구적 기후변화 해법을 찾는 것은 우리 세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 세대가 뚫고 나가서 이뤄내지 못한다면, 우리 아들 딸 세대가 우리에게 뭐라고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를 이렇게 걱정하는데, 아버지 세대는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볼 것 같다"며 "그런 점에서 난관이 있더라도 우리 세대는 역할을 하고 반드시 극복하고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선(왼쪽부터) 현대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날 현대차그룹, SK그룹, 포스코그룹, 효성그룹은 오는 9월 중 수소기업협의체 설립 추진을 위한 논의를 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1.06.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정의선 회장은 그룹 내에서도 "수소에 투자하는 것은 수소기술이 수익을 창출한다는 생각보다는 우리가 가능한 기술적 수단들을 모두 활용해 미래를 지키려는 차원이지 않느냐"라고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의 미래 세대를 향한 책임감은 이번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 준비 단계에서도 표출됐다.

정 회장은 행사에 앞서 직원들에게 "미래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수소를 잘 모르는 어린 아이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했으면 좋겠다"며 "미래 세대가 와서 관심있게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따라 어린이들이 수소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수소 캐릭터를 만들고, 수소가 친환경 에너지로 변모하는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정의선 회장은 기후변화 이슈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실질적 해법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고, 현실화하기 위해 국내와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현대차그룹이 20여년 간 대규모 투자로 수소 기반 기술 및 수소전기차 개발에 노력해 전 세계 수소 에너지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지만 특정 회사, 특정 국가의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전 지구적 차원의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배훈식 기자 = 최태원(왼쪽부터) SK그룹 회장과 정세균 국무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일 오후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인천시 수소산업 기반구축 MOU 및 선포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02. photo@newsis.com
배훈식 기자 = 최태원(왼쪽부터) SK그룹 회장과 정세균 국무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일 오후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인천시 수소산업 기반구축 MOU 및 선포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02. photo@newsis.com

이 때문에 국내외 사회관계망(SNS)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하면 정의선 회장의 연관어로 수소가 등장한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그룹 최고경영자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정의선 회장은 2017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기간 중 설립된 글로벌 CEO 협의체 '수소위원회'에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수소위원회는 각국 정부와 협업을 통해 수소 활용을 확대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을 목적으로 출범했으며, 당시 13개 기업이 가입했다.

2019년 1월에는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취임과 함께 본격적으로 각국 정부와 민간이 공동 협력하는 글로벌 시스템 구축을 제안하는 등 국경과 민∙관을 초월한 공조를 강조했다. 2019년 6월 일본 나가노현에서 열린 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서는 수소경제가 미래 성공적 에너지 전환에 있어 가장 확실한 솔루션이라고 역설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초 미국 에너지부(DOE) 마크 메네제스 당시 차관을 만나 미국 내 수소 저변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공식 면담에 이어 메네제스 차관과 수소전기차 넥쏘에 동승해 대화를 나누고, 넥쏘의 자율주차 기능을 직접 선보였다. 미국 주지사협회 동계회의 리셉션에도 참석해 수소의 친환경성 등을 설명했다. 수소전기차의 공기 정화 기능을 지켜보던 당시 주지사협회 회장 래리 호건(Larry Hogan) 메릴랜드 주지사는 넥쏘가 정화한 공기를 마시는 신뢰를 보였다.

지난해 1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수소위원회 총회에서는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절감, 일반 대중의 수용성 확대, 수소 밸류체인 전반의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 '수소사회 구현 3대 방향성'을 제시했다. 2020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주요국 정상을 포함한 글로벌 리더들과 기후변화 및 에너지 전환 대응을 논의하는 등 수소를 글로벌 정상 아젠다로 설정하는데 기여했다. 지난 5월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연설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시와 시민들의 행동과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배훈식 기자 =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일 오후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2021.03.02. photo@newsis.com
배훈식 기자 = 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일 오후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2021.03.02. photo@newsis.com

정의선 회장은 국내외 민간기업과 현대차그룹의 협력도 독려하며, 수소사회 조기 구현을 위한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10월 프랑스 에어리퀴드(Air Liquid), 다국적 에너지기업 엔지(Engie) 등과 프랑스 내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공동 노력키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19년 6월에는 사우디 아람코(Aramco)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사우디 내 수소전기차 보급을 포함해 수소에너지와 탄소섬유 소재 개발 분야에서 협업을 추진 중이다.

2020년 11월에는 글로벌 화학기업 이네오스(Ineos)그룹과 수소의 생산, 공급, 저장, 수소전기차 개발에 이르는 통합 수소 밸류체인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지난 7월에는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캐나다 넥스트하이드로젠(NextHydrogen)과 수전해 시스템 공동 개발 및 사업화 업무협약을 맺었다.

국내 기업들과의 제휴도 활발하다. 지난 2월 포스코그룹과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 공동 추진, 그린수소 생산∙이용 관련 기술 개발 등 다각적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SK그룹·GS칼텍스와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에 힘을 모으고 있고, 두산퓨얼셀·LS일렉트릭과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정의선 회장은 국내 수소관련 대표기업 최고경영자들의 모임인 '수소기업협의체' 산파역도 맡고 있다. 9월 초 공식 출범 예정인 수소기업협의체에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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