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로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6일 국민의힘 대선주자 3차 토론회에서 홍준표 의원의 '작전계획 5015' 질문을 받고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가운데 작전계획 5015가 어떤 내용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한국에 적용되는 작전계획(작계, OPLAN)은 미국 태평양사령부가 세운 작전으로 숫자는 5000번대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계 5029', 전면전에 대비한 '작계 5027'을 운용해왔고 2015년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사이버전, 생화학전에 대비한 계획을 포함한 작계 5015를 작성했다.
작계 5015는 예전 작계를 통합하고 새로운 내용을 추가했다. 핵심 내용은 북한 핵무기 사용 징후 포착 시 선제타격, 북한 급변사태 발생 시 한미연합군 투입 등이다.
작전계획 5015에는 북한 핵·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미사일 기지 등 핵심 시설을 타격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2019년부터는 '수복지역에 대한 치안·질서 유지'와 '안정화 작전'까지 훈련에 포함됐다. 이는 사실상 유사시 북한 점령을 뜻한다.
작계 5015의 특징은 4D작전계획이 반영된 점이다. 4D작전이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탐지(Detect), 교란(Disrupt), 파괴(Destroy), 방어(Defense)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한미 양국 감시·정찰자산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기지 움직임을 감시하고 선제 타격하는 개념이 포함됐다.
작계는 데프콘(Defcon) 발령으로 시작된다. 데프콘은 대북 전투 준비 태세를 뜻하는 작전용어다. 최고 단계인 데프콘 1이 되면 동원령이 선포되고 전투에 돌입한다.
작계 5015 등에 따른 선제타격 대상은 영변 핵시설과 주요 지휘부 시설, 북한 전역에 있는 주요 미사일 기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등 합동요격지점(JDPI) 700개다.
선제타격 후에는 전면전을 위한 작계 5027이 가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계 5027에 따라 한미연합군은 1단계(전진 방어로 서울 사수), 2단계(주요 지역 장악, 북한 군사력을 파괴하며 추가 공격 저지), 3단계(미 지상군과 한국군, 북한 원산 상륙작전, 북진 작전을 개시)로 움직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과 김경규 성신여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국방정책 평가: 한·미 쟁점을 중심으로' 논문에서 "작계 5015는 한미연합의 공동작계지만 한국의 군사전략이 충분히 반영된 작계이자 김정은의 '7일 전쟁계획'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작계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한국군의 전략목표는 북한의 전쟁수행 능력과 의지를 마비시키고 단기간에 결정적인 승리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작계 5015에 반영된) 동시전이란 방어를 한 뒤에 공세 이전하는 개념이 아니라 방어와 반격을 동시에 수행하는 개념이다. 이는 방어 후 반격하는 개념인 작계 5027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