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희 기자 = '살아난'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역투에도 토론토는 가을야구에 닿지 못했다.

류현진은 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며 2실점했다.

홈런 1개를 포함해 6개의 안타를 맞고, 볼넷은 1개만 내줬다.

팀이 12-4로 대승을 거두면서 류현진은 시즌 14승(10패)째를 달성했다. 개인 한 시즌 최다승 타이다. LA 다저스 시절인 2013년과 2014년, 2019년에도 14승을 올린 바 있다.

평균자책점은 4.37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류현진이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건 빅리그 진출 후 처음이다.

류현진이 5이닝 이상을 던진 건 지난달 7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4경기 만이다. 최근 3경기에서는 연거푸 조기 강판을 당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린 이날 경기에서는 모처럼 제 몫을 다했다.

이날 경기는 토론토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토론토는 전날까지 와일드카드 1, 2위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를 1게임 차로 추격했다. 토론토가 가을야구에 진출하기 위해선 볼티모어를 무조건 이긴 뒤 보스턴과 양키스 중 한 팀이라도 패해야 했다.

하지만 양키스가 먼저 탬파베이 레이스를 1-0으로 눌렀다. 토론토는 볼티모어전 승리로 희망의 불씨를 이어갔지만 보스턴마저 워싱턴 내셔널스에 7-5로 이겼다.

결국 토론토는 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하고도 와일드카드를 차지한 양키스와 보스턴을 바라만 봐야했다.

류현진은 이날 1회부터 쾌투를 펼쳤다.

세드릭 멀린스에게 초구 포심 패스트볼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한 뒤 라이언 마운트캐슬과 오스틴 헤이스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모두 체인지업이 결정구였다.

2회에도 쾌투가 계속됐다. 첫 타자 트레이 만시니와 페드로 세베리노에게 각각 커브와 빠른 공을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켈빈 구티에레즈는 우익수 뜬공으로 정리했다.

5-0으로 앞서던 3회 첫 실점이 나왔다. 선두타자 타일러 네빈에게 던진 2구째 커터가 그대로 왼쪽 펜스를 넘어갔다. 4경기 연속 피홈런.

이어 팻 발라이카에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리치 마틴, 멀린스, 마운트캐슬을 모두 땅볼로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4회에는 위기를 맞았다. 선두 헤이스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만시니와 세베리노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다. 세베리노의 타구에는 허벅지를 맞는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다행히 부상을 피한 류현진은 1사 1, 2루에서 구티에레즈에 헛스윙 삼진을 빼앗고 한숨을 돌렸다. 후속 네빈에게는 3루수 땅볼을 끌어냈다.

토론토가 11-1로 달아난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마틴, 멀린스에 연거푸 안타를 맞아 다시 한번 1사 1, 2루에 몰렸다.

여기서 또 실점이 있었다.

류현진은 마운트캐슬에 땅볼을 유도, 병살타를 노렸다. 하지만 유격수 보 비셋의 송구를 받은 2루수 마커스 세미엔이 1루로 악송구했고, 그 사이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류현진은 헤이스에 몸에 맞는 공, 만시니에 볼넷을 허용하고 2사 만루에 놓였지만 세베리노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의 호투에 토론토 타선도 뜨겁게 응답했다.

1회말부터 선두타자 조지 스프링어의 중월 솔로포로 선제점을 가져간 토론토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산티아고 에스피날 적시타까지 터지며 3-0으로 앞섰다.

2회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2사 1루에서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려 시즌 48호 홈런을 신고했다.

스프링어는 5-1로 리드한 3회 2사 만루에서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작렬하며 승리를 예고했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토론토 타선은 쉬지 않고 점수를 뽑아냈다. 9-1로 달아난 4회에도 에르난데스의 2타점 적시타로 추가점을 얻어냈고, 5회 세미엔의 솔로포로 12-2를 만들었다.

6회부터 불펜을 가동한 토론토는 7회 1점, 8회 1점을 허용했지만 여유있는 승리를 지키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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