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10월 임시주총서 매각 가능성 현실화 되나
남양유업, 10월 임시주총서 매각 가능성 현실화 되나
  • 뉴시스
  • 승인 2021.10.0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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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회장, 국감 출석해 머리 숙이며 "제3자 매각 전력 다할 것" 약속해
임시주총이 변화의 가늠자…지배구조 개선 및 임원·이사회 변화줄까 주목
전신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05. photo@newsis.com
전신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05. photo@newsis.com

김동현 기자 = 남양유업이 10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어떤 대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으며 연신 머리를 숙였다. 그는 오너리스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 3자 매각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제3자 매각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비자들의 신뢰도 회복이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오너리스크로 인한 잦은 구설수에 올라 실적이 크게 떨어진 바 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어떤 노력을 보여줄 지 여부가 중요한 이유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홍 회장은 지난 5일 국회 정무위 국감에 출석,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시간에 불매운동 확산, 경영권 문제 등이 불거진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수차례 사과했다. 

그는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사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회사 구성원이 만족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제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제 3자를 찾아 회사를 매각, 공통의 이익을 찾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금은 일이 잘 안돼서 법정 소송에 들어갔다. 빨리 마무리 지어서 주주가치를 높이고 대리점, 종업원 등이 같이 혜택을 보기 위해 제3자를 찾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홍 회장은 그동안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

한앤컴퍼니의 약정 위반을 이유로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을 당시 홍 회장은 "해당 분쟁이 종결되는 즉시 남양유업 재매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양유업을 보다 더 발전시키고 진심으로 임직원을 대해 줄 인수 후보자를 통해 경영권을 이전하는 것이 남양유업 대주주로서의 마지막 책임"이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매각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해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한앤코를 상대로 31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을 때 홍 회장은 한앤코 측과의 법적 분쟁을 조속히 끝내고 제 3자 매각 절차를 즉시 진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남양유업은 홍 회장의 의지대로 제 3자 매각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까. 그 첫 단추는 10월 중 개최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가 될 수 있다. 경영 안정화를 위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따라 향후 기업의 행보를 가늠해볼 수도 있어서다.

10월 임시주총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안건은 지배 구조 개선을 비롯한 현재 남양유업 임원진의 변동 및 이사회 재구성 등이다. 어떤 인물이 홍 회장을 대신해 위기에 처한 남양유업을 이끌어갈 인물로 발탁될 지 여부가 중요하다.

홍 회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등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에 둘 경우 다소 파격적인 인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또 홍 회장이 2선으로 물러날 지 여부도 관심이다.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더라도 남양유업의 쇄신을 위해 경영 일선에서 일보 후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남양유업을 향한 비판적인 시각은 다소 줄어들 수 있어서다.

한앤코와의 법정 공방이 장기화 사태에 빠지지 않는 것도 중요한 대목이다.

만약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간 거래 신뢰도 및 기업 이미지 추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앤코와의 매각 사태를 마무리짓더라도 기업 이미지가 훼손된 남양유업 인수자를 찾는 작업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쇄신작업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주식매매계약 결렬에 따른 한앤코와의 법정 공방이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종결될 경우 남양유업을 인수할 제 3의 기업이 빨리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현재로서는 거론되는 인수 후보는 대기업보다는 사모펀드가 많다. 남양유업처럼 소비재 기업의 경우 비교적 싼 가격에 인수한 뒤 출구 전략을 짜기에 수월하기 때문이다.

한샘을 품에 안은 IMM프라이빗에쿼티, TGIF를 인수한 엠에프지코리아, 맘스터치를 운영하고 있는 케이앤엘파트어스등을 비롯해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베인캐피털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홍 회장이 한앤코와의 거래에서 중요하게 내세웠던 선결조건이 무엇인지 여부에 따라 제3자 매각 절차 속도를 좌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일 수록 남양유업 매각 작업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식품업계에서는 홍 회장이 선결조건으로 백미당 분할, 남양유업에서의 홍 회장 일가 지위보장 등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월 남양유업의 임시주종에서 어떤 경영안정화 대책을 내놓을 지 여부에 따라 남양유업의 향후 행보를 점쳐볼 수 있다"며 "오너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경영 안정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앤코와의 주식매매 거래에서 홍 회장 측은 계약 금액보다 선결조건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사업체 분할 또는 홍 회장 일가의 지위 보장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사모펀드가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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