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선수 가혹행위' 감독·주장, 대법 선고...2심은 실형
'고 최숙현 선수 가혹행위' 감독·주장, 대법 선고...2심은 실형
  • 뉴시스
  • 승인 2021.11.1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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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3종팀 선수들 상습 폭행·가혹행위 혐의
빵·과자 먹이는 '식고문' 자행…돈도 뜯어내
최숙현 선수 "죄 밝혀달라"며 극단 선택해
이무열 기자 = 고(故) 최숙현 선수를 상대로 가혹 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김규봉 전 감독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해 7월21일 오후 대구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0.07.21. lmy@newsis.com
이무열 기자 = 고(故) 최숙현 선수를 상대로 가혹 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김규봉 전 감독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해 7월21일 오후 대구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0.07.21. lmy@newsis.com

김재환 기자 = 철인3종 선수였던 고(故) 최숙현 선수를 상대로 가혹 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감독과 주장이 대법원 판단을 받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1일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규봉(42) 전 감독 등 2명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을 이끌던 김 전 감독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최 선수 등 소속 팀원들을 때리고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 2016~2017년에는 최 선수의 뺨을 운동화로 때리는 등 상습 폭행을 저지르고, 최 선수가 운동처방사 안주현(46)씨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오자 다시 협박한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16년 8월27일에는 최 선수와 다른 선수들에게 20만원어치 빵을 강제로 먹였으며, 이들이 구토를 해도 가혹행위는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5년 3월19일에도 다른 선수들에게 1kg에 이르는 과자를 먹게 하고, 같은팀에 속한 장윤정(33) 전 주장이 이를 감시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김 전 감독은 지난 2016년 5월20일 소속 선수에게 부적절한 농담을 한 뒤 눈물을 흘린다며 욕을 하고 맥주병으로 때릴 것처럼 위협하기도 했다.

이 밖에 시청으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고도, 해외 전지훈련을 위한 항공료가 필요하다며 선수들에게서 7400여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견적서를 부풀려 지역 체육회로부터 2억5700여만원의 허위 보조금을 받아낸 혐의도 있다.
 

고(故) 최숙현 선수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남긴 카톡 메시지. 2020.07.02. (사진=뉴시스DB)
고(故) 최숙현 선수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남긴 카톡 메시지. 2020.07.02. (사진=뉴시스DB)

같은팀에 속한 장윤정 전 주장도 최 선수의 머리와 뺨을 때리고 다른 선수에게 폭행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2016년 2월에는 뉴질랜드 전지훈련에서 다른 선수들을 집합시킨 뒤 최 선수에게 심한 욕설을 하고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2016년 선수들에게 이른바 '원산폭격'을 시켰으며, 2018년에는 선수의 카카오톡 대화를 몰래 본 것으로 혐의도 있다.  

같은팀 소속 김도환 전 선수도 지난 2016년 최 선수 등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의 상습적인 가혹행위와 폭행은 최 선수가 지난해 6월26일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최 선수는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1심은 "김 전 감독 등은 지위를 이용해 선수들을 상대로 장기간에 걸쳐 폭언과 폭행, 가혹행위 등을 했다"라며 "범행을 부인하며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만 했고, 최 선수는 꿈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22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각 김 전 감독에게 징역 7년, 장 전 주장에게 징역 4년, 김 전 선수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심도 일부 변경된 공소장에 따라 원심 판결을 파기하면서도 1심 형량을 유지했다. 이후 김 전 선수를 제외한 2명만이 대법원에 상고했다.

한편 최 선수 등을 폭행하고 일부 선수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운동처방사 안주현씨는 2심 판결에 불복했으나 지난 8월 상고를 취하해 형이 확정됐다. 안씨는 2심에서 징역 7년6개월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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