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허전했던 작별, 이번엔 트로피가 함께하길
매번 허전했던 작별, 이번엔 트로피가 함께하길
  • 뉴시스
  • 승인 2019.01.2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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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최근 아시안컵이 열릴 때마다 스타들을 떠나보냈다. 아시안컵 이후 당분간 큰 국제대회가 없기에 선수들에게 커리어를 정리할 적기로 통했다. 

은퇴를 앞둔 선수들은 마지막 무대에서 모든 힘을 쏟았다. 하지만 59년째 무관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 모두가 희망했던 성과는 없었다.  

2011년 카타르 대회에서는 유럽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박지성과 이영표이 떠났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합작한 두 선수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 아래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에서 꽃을 피웠다.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박지성)와 토트넘(이영표)으로 자리를 옮겨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아시안컵 우승으로 화려한 피날레를 꿈꿨던 이들은 일본과의 4강전 승부차기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박지성은 훗날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직접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지 않고 후배들에게 부담을 떠넘긴 것이 후회된다고 고백했다. 

2015년 호주 대회는 차두리의 마지막 질주로 기억된다. 넘치는 체력과 탄탄한 근육을 갖춰 ‘차미네이터’로 통했던 차두리는 끝까지 뜨거웠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는 무시무시한 스피드로 수비수들을 제치고 손흥민(토트넘)의 골을 도왔다.

차두리는 앞선 두 선수와 달리 결승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한국이 호주에게 1-2로 패해 역시 우승컵과는 연을 맺지 못했다. 결과를 떠나 축구팬들은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차두리 고마워’를 반복적으로 입력하며 그의 헌신을 추억했지만 허전함을 모두 지울 순 없었다.    

4년이 지난 2019년, 이번에도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이들이 있다. 만 19세부터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졌던 기성용(뉴캐슬)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다. 완전히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것까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다음 아시안컵에서 보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기성용과 구자철은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이 끝난 뒤 대표팀 은퇴를 고려했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UAE까지 오게 됐다.

후배들은 그동안 국가대표팀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은 두 선배들을 위해서라도 이번만큼은 우승컵을 가져오겠다는 각오다. 특히 불의의 부상으로 먼저 소속팀으로 돌아간 기성용의 안타까운 처지는 후배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팀의 중심적인 선수이자 후배들도 잘 따르는 선배다. 많이 아쉽지만 우승을 해야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성용이 형을 위해서 꼭 우승을 해 보답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직 제대로 된 실력 발휘를 못하고 있는 구자철에게는 직접 힘을 보탤 여지가 남아있다. ‘친구’ 기성용이 빠진 만큼 그라운드 안팎에서 그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한국은 22일 바레인전을 시작으로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토너먼트에 돌입한다. 크게 어렵지 않았던 조별리그가 몸풀기였다면, 이제부터는 내일이 없는 진검 승부다. 앞선 대회에서의 아쉬움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동료들의 노력이 선행된다면 이번만큼은 트로피와 함께 하는 퇴장도 기대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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