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19년 기다린 박경수, 2차전 MVP…"고참 대표해 받았다"(종합)
[KS]19년 기다린 박경수, 2차전 MVP…"고참 대표해 받았다"(종합)
  • 뉴시스
  • 승인 2021.11.1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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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두산과 KS 2차전, 호수비로 초반 흐름 가져와
추상철 기자 =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5회말 1사 주자1,2 상황에서 KT 박경수가 홈인한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1.11.15. scchoo@newsis.com
추상철 기자 =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5회말 1사 주자1,2 상황에서 KT 박경수가 홈인한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1.11.15. scchoo@newsis.com

김주희 기자 = 19년을 기다렸다. 긴 기다림의 간절함은 박경수(37·KT 위즈)의 플레이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박경수는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 KS 2차전에 8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팀은 6-1 승리를 거뒀고, 박경수는 2차전 데일리 MVP를 차지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따낸 KT는 창단 첫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박경수는 1회부터 놀라운 호수비로 선발 투수 소형준을 도왔다.

소형준은 시작부터 연속 볼넷을 내줬다. 무사 1, 2루에서 호세 페르난데스가 받아친 소형준의 2구째는 내야를 뚫고 나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타구는 몸을 날린 박경수의 글러브에 걸렸다. 박경수는 재빨리 2루 커버에 들어온 유격수 심우준에게 송구했다. 심우준이 다시 1루로 연결, 깔끔한 병살타를 완성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수비에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박경수의 호수비 도움을 톡톡히 받은 소형준은 1회를 무실점으로 넘기더니 6회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박경수는 타석과 주루에서도 힘을 보탰다.

그는 1-0으로 앞선 5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때려내고, 심우준의 번트 안타로 2루에 안착했다. 그리고는 조용호의 우전 안타에 홈까지 쇄도했다.

최만호 주루코치가 3루를 도는 그를 막아세웠지만, 박경수는 그대로 홈으로 질주했고 추가득점을 올렸다.

이후 분위기를 가져온 KT는 5회에만 4점을 더 얻어내며 일찌감치 승기를 가져왔다.
 

홍효식 기자 =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KT 2루수 박경수가 1회초 이닝을 마친 후 선발투수 소형준(왼쪽)과 대화를 나누며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1.11.15. yesphoto@newsis.com
홍효식 기자 =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KT 2루수 박경수가 1회초 이닝을 마친 후 선발투수 소형준(왼쪽)과 대화를 나누며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1.11.15. yesphoto@newsis.com

경기 후 만난 박경수는 "공격으로 데일리 MVP를 받고 싶었는데, 수비로 받게 됐다. 수비로 받는 건 내가 최초가 아닌가"라며 머리를 긁적이더니 "너무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데일리 MVP는 고참들을 대표해 받는 거라고 표현하고 싶다. 1차전에서는 젊은 친구들이 잘했다. 오늘 경기 전에 '오늘은 노장들이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는 박경수는 "다행히 황재균이 홈런을 치고, 나는 수비에서 보탬이 됐다. (유)한준이 형은 몸에 맞는 공으로 점수를 냈고, 장성우도 중요할 때 적시타를 쳤다. 이 모든 걸 대표해서 받는 걸로 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겸손한 소감을 밝혔지만, 박경수의 1회 수비는 흔들리던 소형준에 큰 버팀목이 됐다. 소형준도 경기 후 "경수 형의 수비로 잘 풀리게 된 거 같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박경수는 "형준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괜찮으니까 뒤에 믿고 던지라고 했다. '네 공을 던지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5회 득점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홈에 주자가 들어갈 때 코치의 선택에 따르는 게 맞다. 솔직히 말하면 브레이크가 안 걸렸다. 서면 부상 위험이 있을 것 같았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선수가 미스한 것이다. 다행히 결과가 좋게 나왔다. 이닝이 끝나고 코치님께 '죄송하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해주셨다"며 웃었다.

생애 첫 KS를 즐기고 있다. 2003년 LG 트윈스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 2015년부터 KT 유니폼을 입은 박경수는 2019시즌까지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KT가 정규시즌을 2위로 창단 첫 가을야구에 나서면서 박경수도 처음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플레이오프에 나선 박경수는 4경기에서 8타수 3안타를 때려냈지만, 팀이 두산에 1승3패로 밀려 짧은 가을을 마감했다.

올해는 팀이 정규시즌 1위에 올라 KS에 직행했다. 여기에도 박경수의 활약이 있었다.

박경수는 지난달 31일 삼성 라이온즈와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 1-0으로 앞선 9회말 호수비를 펼쳤다. 삼성 구자욱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고, 정확한 송구까지 했다. 아슬아슬했던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KT로 끌고 온 수비였다.

이제는 KS다. 프로에 뛰어든 후 18년 동안 KS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그는 우승 기회를 얻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누구보다 잘 안다. 쉽지 않은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의 플레이가 우승을 향한 의지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마냥 젊은 나이가 아니다 보니, 몸을 날린 수비에 몸은 벌써 뻐근해졌다.

박경수는 "허리가 좀 아프다. 빨리 아이싱을 하고 싶다. 주자로 나가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도 몇 번 했는데, 프로 선수로 말하긴 그렇지만 좀 뻑뻑한 기분"이라며 웃었다. 그래도 그의 투혼은 멈추지 않는다.

박경수는 "그래도 이겨야 된다면 해야 한다. 이제 (우승까지) 몇 경기 남지 않았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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