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첫 도전 연상호 감독 "지옥은 내 놀이터"
드라마 첫 도전 연상호 감독 "지옥은 내 놀이터"
  • 뉴시스
  • 승인 2021.11.1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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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신념과 신념이 충돌하는 사회 그려"
유아인·김현주·박정민·원진아 등 스타배우 출동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지옥'을 만든 연상호 감독. *재판매 및 DB 금지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지옥'을 만든 연상호 감독. *재판매 및 DB 금지

손정빈 기자 = "지옥은 제 놀이터입니다."

연상호 감독은 16일 이렇게 말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길래 남들은 꺼리기만하는 그곳을 그는 놀이터라고 말하는 걸까. 연 감독이 말하는 지옥은 그가 이번에 선보이는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지옥'을 말한다. "유아인씨한테도 말했어요. 제가 영화적으로 놀 수 있는 세계를 만들고 싶다고요. 영화적 놀이터로 가고싶을 때 언제든 가서 노는 거죠. '지옥'은 제 첫 번째 놀이터가 된 겁니다."

연 감독은 이날 '지옥'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이 작품을 놀이터라고 표현했지만, '지옥'은 제목처럼 무시무시하기만 하다. 과학으로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한 현상과 그것이 가져다주는 근원적 공포, 이 공포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신념들이 맞부딪힌다. 누군가는 모든 걸 포기해버리고, 또 누군가는 종교에 의지하며, 다른 누군가는 스스로 삶의 기준이 되려 한다.

연 감독은 이 무겁고 깊은 이야기를 '부산행' '반도' 등에서 보여줬던 연출력을 활용해 장르물로 풀어낸다. 게다가 이 작품은 연 감독이 친구인 최규석 작가와 공동 작업해 2019년에 선보인 동명 웹툰인 작품이다.

최근 가장 각광받는 IP(Intellectual Property·지적재산권)를 적극 활용한 사례다. "지옥이 놀이터"라는 말은 연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처럼 자유롭게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번 작품은 죽음을 고지하고 이 죽음을 실제로 행하는 정체불명 존재들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각 개인의 신념과 신념이 충돌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랐다"는 게 연 감독의 설명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지옥'에 출연한 배우들. *재판매 및 DB 금지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지옥'에 출연한 배우들. *재판매 및 DB 금지

'지옥'엔 연 감독의 놀이에 매료된 스타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유아인을 필두로 박정민·김현주·원진아·양익준 등이 나온다. 유아인은 이 이상 현상이 죄를 지은 자를 벌하는 지옥의 계시라고 주장하는 종교 집단 리더 '정진수'를, 김현주와 양익준은 각각 그에 맞서는 변호사 '민혜진'과 형사 '진경훈'을, 박정민과 원진아는 지옥의 계시를 받은 평범한 부부 '영재'와 '소현'을 연기한다.

연 감독은 "모두 원하는 배우를 캐스팅했다"며 "드래곤볼 7개를 모두 모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유아인은 연 감독이 웹툰을 만들 때부터 염두에 둔 배우였다. 그는 "유아인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고도 했다.

이번 작품에서 인상적인 건 죽음을 예고하는 천사와 이른바 '지옥의 사자'로 불리는 존재가 등장하는 장면이다. 천사는 큰 얼굴 형상으로, 지옥의 사자는 시커먼 색의 인산 형상을 한 근육질 몸매로 그려진다.

 연 감독은 천사 형상에 대해선 "고대 때부터 상상했던 천사의 모습을 찾았고, 그 중 거대한 얼굴의 이미지를 한 게 있었다"며 "그런 이미지들을 참고해 만들었다"고 했다. 또 지옥의 사자에 대해선 "우리가 상상하는 지옥을 캐릭터에 비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옥'은 연 감독이 연출한 건 첫 번째 드라마다. 지난해 방송된 tvN 드라마 '방법'의 각본을 쓴 적은 있지만, 각본을 쓰고 동시에 연출까지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영화를 만들 때와 크게 다르진 않았다"고 했다. "영화를 네 편 정도 연속해서 찍는 기분은 들었다"면서도 "지금껏 함께해온 스태프들과 또 한 번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특별히 어렵지는 않았다"고 했다.

'지옥'은 오는 1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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