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뜻대로 안 되네'…이준석·김종인, 김한길 비토
윤석열 '뜻대로 안 되네'…이준석·김종인, 김한길 비토
  • 뉴시스
  • 승인 2021.11.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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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선대위, 김한길 영입 놓고 또 잡음 새어나와
金·李 "국민통합, 몇 사람 들어온다고 되겠나"
속내 들여다보니…문제는 '전략가' 김한길 등장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고 이상희 하사의 부친인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과 만나 면담하고 있다. 2021.11.17. photo@newsis.com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 고 이상희 하사의 부친인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과 만나 면담하고 있다. 2021.11.17. photo@newsis.com

양소리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영입 추진에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일제히 제동을 걸었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선대위를 둘러싼 힘겨루기는 없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연거푸 밝혀왔다. 그러나 '김한길 영입'을 놓고는 보다 구체적인 잡음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18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전날(17일) 후보 직속 기구인 '국민통합위원회'의 위원장으로 김한길 전 대표의 이름을 올린 선대위 조직표를 들고 김 전 위원장을 만났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와의 회동 사실조차도 "사실이 아니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선대위 인선을 놓고 이견이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동교동계' 문제 삼았지만…진짜 문제는 '전략가' 김한길의 등장

김종인 전 위원장은 17일 윤 후보와의 회동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 "(윤 후보를) 만날 시간이 없었다" "만날 기회가 없었다"고 말하며 혼선을 빚었다.

혼란이 계속되자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공지를 통해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선대위 구성과 관련한 논의를 했다"며 "중요 직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왜 윤석열 후보와의 만남을 사실대로 밝히지 않았을까.

이준석 대표는 18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만났지만 안 만난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이런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윤 후보와) 만나서 깊은 대화를 했다는 것 자체를 부인해야 될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화를 했는데 뭔가 타결이 안 됐으면 이견이 있는 거니까. 그걸 좀 부인하고 싶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한길 전 대표 역시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이견' 중 하나라는 뜻으로 읽힌다.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이 김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에 제동을 건 표면적인 이유는 민주당계 인물을 선대위에 중용한다고 국민통합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17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통합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콘셉트가 잘 잡혀야지 국민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반문(反문재인) 집합소처럼 된다면 2020년 총선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 역시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통합을 실질적으로 하려면 내용이 있어야 한다. 기구를 만들어 놓고 몇 사람 들어간다고 국민통합 되는 게 아니다"며 "괜히 그런 건 국민에게 빈축만 사지 효과 없다"고 덧붙였다.
 
◆'전략가' 김한길 부른 윤석열 vs '전략가'는 김종인 하나로 충분하다는 이준석

양측의 발언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김 전 대표를 '전략가'로 활용하고 싶은 윤 후보와 전략가는 김 전 위원장 하나로 충분하다는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의 대립이 감지된다.

윤 후보 측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김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에 대해 취재진이 묻자 "김한길 전 대표는 전략가다. 한 번 만나면 다음에 또 만나고 싶고"라고 했다. 그는 김 전 대표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을 그만 두고 만난 정치원로 중 한 명이라고도 설명했다.

이 대변인 또 "중앙선대위은 모든 인적자원을 다 (동원)해가지고 하는 구성하는 것"이라며 "그런 분들도 다 영입하면서 하는 게 맞다"고 했다.

김 전 대표의 합류를 매력적인 전략가를 영입하는 차원으로 해석한 것이다.

그러나 정확히 같은 부분에서 이 대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김한길 전 대표 같은 분은 충분히 실무를 할 수 있는 분"이라며 "위협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이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단순한 통합의 의미만이 아니라 그분의 정계 영향력 볼 때 확장된 해석을 할 수 있다"며 "후보도 그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전략가인 김한길 전 대표가 실무에 뛰어들어 선대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경우 조직 내부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내 실질적인 전권을 쥘 수 있는 구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뭔가 했을 때 저항이 적었던 건 비대위원을 다 (본인이) 뽑아서 그랬던 것"이라며 "선대위도 결국 김종인 위원장 입장에서는 일을 해야 되는데 안에서 이견이 그렇게 노출되는 것 자체가 좀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의 결정을 뒤집을 인물이 있는 조직에서 일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남은 건 윤 후보의 결단이다. 17일 오후 김 전 위원장을 만난 윤 후보는 같은 날 저녁 김한길 전 대표 자택 근처의 식당을 찾아 함께 식사를 했다.

윤 후보는 '김한길 전 대표와 무슨 이야기를 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야기를 했는데, (어떤) 이야기를 나눈 것까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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