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세무조사 받는 하림그룹…김홍국 회장, 위기 극복할까
특별 세무조사 받는 하림그룹…김홍국 회장, 위기 극복할까
  • 뉴시스
  • 승인 2021.11.2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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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저승사자 조사4국, 하림의 계열사 올품 부당지원 조사 착수
엔에스쇼핑 합병에 따른 주주 불만↑…"물류 사업 가치 반영 안돼"

김동현 기자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10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제재를 한 달에 두 차례나 받은데 이어 최근에는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에 따라 지분 증여, 지배력 확보 과정의 투명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발표한 엔에스쇼핑과의 합병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다.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 합병을 추진했지만 합병을 통해 김 회장과 아들 김준영씨가 가장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어서다.

논란이 커질 경우 그동안 준법·윤리경영을 강조해온 김 회장에게는 큰 이미지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 종합식품회사로의 진화와 물류사업 추진이라는 현안을 안고 있는 김 회장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지 주목된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달 초 하림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올품에 조사관을 보냈다. 공정위 제재에 이은 국세청까지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것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6일 하림과 올품에 삼계탕용 닭고기 담합 혐의로 검찰 고발 및 과징금 130억원을 부과했으며 같은 달 27일에는 올품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49억원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제재안을 발표했다.

하림의 부당지원 사건은 하림의 지배구조에서 비롯된다. 하림은 김준영씨가 대주주인 올품이 하림의 지주사를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로 이뤄져 있다. 하림 지주는 올품과 거래하면서 정상 가격 대비 높은 가격으로 거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공정위 조사 결과 드러난 하림의 위법 행위는 크게 ▲동물 약품 고가 매입을 통한 부당 지원 ▲사료 첨가제 '통행세' 거래 ▲NS쇼핑(NS홈쇼핑) 주식 저가 매각을 통한 지원으로 나뉜다.

공정위는 위법 행위에 따라 하림지주 16억2500만원, 올품 10억7900만원, 팜스코바이오인티 7억4900만원, 팜스코 5억1500만원, 선진한마을 3억5200만원, 제일사료 2억4700만원, 대성축산 1억5900만원 등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무게감이 있다. 탈세 등 혐의가 있을 때 특별 세무 조사를 맡는 곳이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하림 그룹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김준영씨에 대한 지분 증여, 지배력 확보 과정의 투명성 등이다.

하림지주는 김 회장이 지분 22.95%로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올품의 지분 4.36%와 올품의 100% 자회사 한국인베스트먼트 지분 20.25%를 합치면 김준영씨의 지분이 24.61%로 올라간다.

2012년 김 회장이 김준영씨에게 올품 지분 100%를 물려줬기 때문에 이 같은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국세청의 조사 결과에 따라 김준영씨에 대한 승계 과정에서 탈세 혐의가 포착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의 편법상속, 편법증여 등이 불거질 수 있다. 그동안 하림그룹은 김준영씨에게 지분을 물려준 것에 대해 합법적으로 진행한 증여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국세청 조사 결과에 따라 편법승계 기업으로 낙인 찍힐 수도 있다.

또 다른 논란은 최근 발표한 엔에스쇼핑과의 합병이다. 하림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하림산업(엔에스쇼핑 자회사)을 하림지주 직할 자회사로 만들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하림은 2016년 9만4949㎡(약 2만8000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하고 70층 높이의 건물을 짓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5년째 첫 삽을 뜨지도 못했다.

하지만 지난 8월 감사원이 하림의 손을 들어주며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하림은 서울시와 함께 실수요검증 절차, 물류단지계획 제출 준비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엔에스쇼핑 주식을 사들였던 주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물류사업 가치를 반영하지 않은 채 1대 1.41347204 비율로 주식을 교부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또 합병을 통해 오너 일가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도 도마에 오른다. 엔에스쇼핑과의 합병 이후 물류단지 조성이 본격화될 경우 하림지주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고 이 경우 지분율이 높은 김 회장과 김준영씨가 수혜를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림은 종합식품회사로의 진화와 물류사업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공정위 제재, 국세청 조사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김 회장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지 주목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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