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韓 드라마 시청 등 청년 사상 고강도 단속…오징어게임 '반동문화'
北, 韓 드라마 시청 등 청년 사상 고강도 단속…오징어게임 '반동문화'
  • 뉴시스
  • 승인 2021.11.2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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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오징어게임 시청 고급중학생 처벌 보도
"첫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소년 적용" 언급도
北, 청년 사상 단속 기조…김정은도 다수 거론
"사상 문화 침투 책동, 주된 과녁은 새 세대들"
오징어 게임 포스터.2021.10.01 (사진=넷플릭스 제공) photo@newsis.com
오징어 게임 포스터.2021.10.01 (사진=넷플릭스 제공) photo@newsis.com

심동준 기자 = 북한이 여전히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청년에 대한 고강도 사상 단속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최근 넷플릭스 최고 인기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청과 관련, 청소년을 처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4일 뉴시스 취재 결과 북한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경봉쇄 등 조치를 취하면서 한국 드라마 등 외부 매체 유통이 매워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여전히 한국 드라마 등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한국 드라마 시청은 물론 용모, 복장, 말투 등에 관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통일연구원이 공개한 2021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 문화 접촉 처벌 수위를 강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적 현상을 쓸어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등 외부 문화 확산에 대해 단속 기조를 이어왔다.

특히 정보통신(IT)기기와 시장경제에 비교적 친숙한 것으로 평가되는 청년 세대 속에서 서구식 문화가 확산하는 것을 강하게 경계하면서 관련 사상 단속, 교양 주문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

앞서 지난 4월 열린 당 6차 세포비서 대회에서는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투쟁을 강도 높이 벌이지 못한 점에 대한 비판이 있었으며 북한 매체 차원의 청년 사상 단속 요구가 분출했다.

외곽단체 대회 등에서도 청년 사상 문제는 중요한 화두였다. 지난 4월 열린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10차 대회에서는 청소년 속 반사회주의 현상에 대한 지적과 청년 사상 통제 요구가 나왔다.

지난 8월에는 북한 매체가 '뒤떨어졌던 청년들'을 언급하면서 이들이 어렵고 힘든 부문에 탄원 진출했고, 이들을 김 위원장이 만나줬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청년 사상 통제 관련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나아가 북한은 지난 9월28일 최고인민회의 14기 5차 회의에서 청년교양보장법을 채택한 바 있다. 이후에도 청년 사상 문제는 북한 행사, 매체 등에서 빈번하게 거론되고 있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같은 날 논설에서 "사회주의적인 생활양식과 도덕이 아닌 다른 것을 허용하게 되면 혁명의 운명, 나라의 운명을 망쳐먹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 "우리식 사회주의를 내부로부터 변질 와해시키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사상 문화적 침투 책동은 날이 갈수록 더욱 교활하고 악랄하게 감행되고 있으며 주된 과녁은 혁명의 시련을 겪어보지 못한 새 세대들"이라고 지적했다. 청년들이 서구 사상 문화에 동화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청소년 대상 사상 사업을 다양한 형식과 방법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래야 청소년들이 퇴폐적인 사상 문화를 철저히 배격하고 우리 식의 혁명적인 도덕과 문화를 적극 창조하고 향유해 나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의 북한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3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오징어게임을 몰래 시청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에 대해 중형이 선고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함북 청진 고급중학교 학생 7명이 오징어게임을 보다가 109상무 연합지휘부 검열에 적발됐고 이를 반입·판매한 주민은 총살, 구입·시청한 학생은 무기징역, 함께 시청한 5명은 노동교화형 5년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이번 처벌은 청소년 대상 첫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적용 사례라는 설명도 있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지난해 12월4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14기 12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됐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채택은 한국 등 외부 문화 정보 매체에 대한 고강도 통제를 시사한다. 해당 규정에는 한국 영상 시청 시 최고 사형까지 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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