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진 기자 = NC 다이노스에 새 둥지를 튼 박건우(31)가 손편지를 통해 두산 베어스를 떠나는 심정을 밝혔다.
박건우는 NC와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이 발표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손편지를 게재했다.
박건우는 이날 NC와 6년 총액 10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40억원, 연봉 54억원, 인센티브 6억원이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박건우는 12년 간의 두산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건우는 "2009년부터 두산 베어스 박건우란 이름으로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들을 이제 추억으로 간직하고 새로운 길을 가게 대 손편지로 조금이나마 저의 마음을 전달하려 한다"고 글을 시작했다.
박건우는 "두산베어스 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부터 드리고 싶다. 후회는 항상 남는 것이겠지만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뿐이다. 부족한 나를 항상 응원해주시고 넘치도록 주신 많은 사랑을 절대 잊지 못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라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그동안 두산에서 야구하면서 다른 팀에 간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면서 "지금도 두산을 떠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한 글자 한 글자 써 가는데 정말 눈물이 많이 난다"고 복잡한 감정을 표현했다.
자신을 KBO리그 최고 외야수 반열에 올려준 김태형 감독을 향한 고마움도 전했다. 박건우는 "2군에 있던 나에게 기회를 주신 감독님, 너무 무서운 감독님이셨는데 오랜 시간 모시다 보니 너무 정이 들었다. 끝까지 믿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감독님의 온전한 믿음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움과 후회가 남는다. 너무 감사했다. 끝까지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감독님으로 꼭 남아달라"고 응원했다.
함께 두산의 왕조를 건설했던 1990년생 동갑내기 허경민, 정수빈을 향한 감정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수빈아, 경민아 우리 90s! 이제부터 너희 둘과 떨어져 지낸다는 게 상상이 안 된다"는 박건우는 "두산 베어스에서 같이 은퇴식 하자고 했던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 약속 지키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 그렇지만 우리 셋이 나중에 코치생활 하자고 한 약속은 꼭 지키자"고 전했다.
다른 두산 선수들과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한 박건우는 "내 마음을 움직여주신 NC 다이노스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제는 NC 다이노스의 박건우로서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박건우는 통산 926경기에 출전, 타율 0.326 88홈런 478타점 82도루 584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880을 기록한 리그 정상급 외야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