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300]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스파이더맨
[영화평 300]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스파이더맨
  • 뉴시스
  • 승인 2021.12.16 1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정빈 기자 = 12월 3주차 개봉 예정 영화 및 최근 상영작에 대한 간단평을 300자 분량으로 정리했다.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극장 상영 중)

마블은 관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대다수 관객에게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멀티버스 얘기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이왕 이렇게 판이 깔렸으니 역대 스파이더맨이 한 영화에서 힘을 합쳐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마블은 이 대형 이벤트를 놓치지 않는다. 토비 매과이어의 스파이더맨,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 그리고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이 다같이 날뛰는 액션 시퀀스는 말 그대로 장관이다. 아무리 얌전한 관객이라도 이들이 한 데 뭉치는 장면에선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짜릿하다. 그렇게 많은 관객이 스피어더맨 시리즈와 함께한 20년을 추억하게 될 것이다.
 

◇드라이브 마이 카(12월23일 개봉)하마구치 류스케는 현재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일본 감독이다. 그는 올해 '우연과 상상'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드라이브 마이 카'로 칸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현재 일본 영화계 최전선에 있는 예술가가 어떤 영화를 만들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번에 개봉하는 '드라이브 마이 카'를 챙겨봐야 한다. 이 긴 영화는 겉으로 보기엔 조용하기만 하다. 하지만 러닝 타임 3시간을 다 견디고 나면 눈으로 보지 못한 화염을 분명 목격할 수 있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하마구치는 오래 전 딸을 잃고 이젠 아내마저 떠나보낸 한 남자의 침묵 속에서 그 길을 들여다본다.

◇드라이브 마이 카(12월23일 개봉)

하마구치 류스케는 현재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일본 감독이다. 그는 올해 '우연과 상상'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드라이브 마이 카'로 칸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현재 일본 영화계 최전선에 있는 예술가가 어떤 영화를 만들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번에 개봉하는 '드라이브 마이 카'를 챙겨봐야 한다. 이 긴 영화는 겉으로 보기엔 조용하기만 하다. 하지만 러닝 타임 3시간을 다 견디고 나면 눈으로 보지 못한 화염을 분명 목격할 수 있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하마구치는 오래 전 딸을 잃고 이젠 아내마저 떠나보낸 한 남자의 침묵 속에서 그 길을 들여다본다.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12월22일 개봉)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는 2015년에 나온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와 그로부터 2년 뒤에 나온 '킹스맨:골든서클'의 후속작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킹스맨' 시리즈의 프리퀄 영화로 비밀첩보조직 킹스맨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기원을 이야기한다. B급 감성과 인정사정 없는 액션으로 잘 알려진 시리즈이지만 새 영화에서 그런 걸 기대하면 적잖이 당황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더 진중하고 묵직한 게 전작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리즈를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포석이겠지만, 이 영화에 열광하게 했던 특유의 매력을 일부 포기했다는 점에서 실망할 관객도 있을 것이다.
 

◇호크아이(디즈니+ 공개)

디즈니+가 새롭게 선보인 '호크아이'는 분명 마블의 슈퍼히어로 시리즈이지만, 이 드라마의 정체성은 오히려 가족극에 가깝다. 호크아이는 '어벤져스'(2012)에서 처음 등장할 때부터 유일하게 가족이 있는 캐릭터였다. 가족을 위해 어벤져스에서 은퇴하기도 했고, 타노스 사태 당시 가족을 모두 잃고 피도 눈물도 없는 암살자로 변신하기도 했다. 그는 '호크아이'에서도 여전히 가족과 함께하고 있다. 다만 그에겐 달래지지 않는 쓸쓸함이 있는데, 가족이나 다름 없었던 친구이자 동료 블랙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의 부재가 그것이다. 그런 호크아이에게 이번 크리스마스에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 '호크아이'는 바로 그 이야기를 그린다.

◇엔칸토:마법의 세계(극장 상영 중)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치는 날로 높아만 가는데도 이 신기한 창작 집단은 그 높아진 기대를 대체로 만족시켜준다. '엔칸토:마법의 세계' 역시 그렇다. 물론 이 영화는 '코코'(2017·픽사)만큼 정서적으로 강력한 힘을 가진 작품은 아니다. 그렇다해도 스토리·음악·컴퓨터그래픽 등 애니메이션 영화를 구성하는 대부분 요소에서 딱히 흠잡을 데가 없다. 당신의 평범한 삶은 그것 자체로 아름다우며, 우리 삶은 가족·이웃과 힘을 합칠 때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는 또 얼마나 적절한가. 이제 디즈니는 그 흔한 악당 한 명 없이도 영화 한 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
 

 

◇연애 빠진 로맨스(극장 상영 중)

코로나 사태로 한국영화 개봉 편수가 급격히 줄자 안 그래도 보기 힘들었던 로맨스 영화는 씨가 말랐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로맨틱 코미디 '연애 빠진 로맨스'는 반가운 작품이다. 게다가 최근 독특한 매력으로 주목받은 두 남녀 배우 손석구와 전종서가 주인공을 맡았다는 건 이 작품이 이미 절반의 성공을 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연애를 두려워 하는 두 남녀가 애정 없는 만남 끝에 결국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꽤나 구태의연하다. 이 뻔한 스토리를 연애와 섹스에 대한 과감하고 유쾌한 대사로 만회해보려고 하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틱, 틱...붐!(넷플릭스 공개 및 극장 상영)

뮤지컬 '렌트' '틱, 틱...붐!' 등을 만든 천재 작곡가이자 극작가인 조너선 라슨(Jonathan Larson·1960~1996)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다. 라슨에 대해 알고, 라슨의 뮤지컬을 본 적 있는 관객이라면 더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물론 라슨에 대해 잘 모르고, 라슨의 뮤지컬을 본 적 없어도 '틱, 틱…붐!'은 매력 있는 영화다. 이 작품이 담고 있는 건 천재적 재능을 가진 예술가가 아니라 성공을 꿈꾸며 노력하지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듯한 시기의 청춘이기 때문이다. 라슨은 1990년대 최고 히트 뮤지컬 중 하나인 '렌트'가 상영되는 걸 결국 못 보고 사망했다. 그는 사후에 토니상과 퓰리처상을 받았다.
 


◇프렌치 디스패치(극장 상영 중)

'프렌치 디스패치'는 웨스 앤더슨 영화의 정점이다. 앤더슨의 전작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을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이 영화 역시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앤더슨 특유의 완벽주의가 '프렌치 디스패치'에 집약돼 있다. 특유의 수평·수직·대칭의 미장센, 정중동(靜中動)하는 촬영 방식은 물론이고 기괴한 유머도 빠지지 않는다. 누가 앤더슨 감독의 영화를 동화에 비유했나. 이건 수없는 반복과 그 반복을 가능하게 한 근성으로 빚어낸 장인의 작품이다. '프렌치 디스패치'를 다 보고나면 이런 얘기를 하게 된다. '집요함과 강박이 예술의 원천이다.'
 

◇지옥(넷플릭스 공개)

연상호에게 지옥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우리에겐 종종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 불가해한 세상에서 인간은 그렇게 갈피를 잃는다. 그렇다면 지옥은 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현실 그 자체가 아닌가. 이제 이 해석 불가능의 세상을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연상호의 첫 드라마 시리즈 '지옥'은 이처럼 어둡고 깊다. 이때 연상호의 재능이 빛을 발한다. 그는 이 골치아픈 이야기를 단도직입적인 장르물로 말끔하게 가공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돼지의 왕'과 '사이비'가 연상호 1기, '부산행'과 '반도'로 2기였다면, '지옥'은 3기를 열어젖힌다. 그리고 3기는 1기와 2기의 장점만 고스란히 이식한 결과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