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에 5차례 블론세이브 저질러
고우석 "부진한 경기 보며 배울점 찾으려 노력"
김희준 기자 =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3년차를 맞이한 고우석(23·LG 트윈스)은 무난하게 시즌을 출발했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은 그에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올 시즌을 되돌아보면 부진한 경기가 먼저 떠오르는 그다.
고우석은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준수한 활약을 선보였다. 63경기에 등판해 58이닝을 던지면서 1승 5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17의 호성적을 거뒀다.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뛴 2019년 35세이브를 따낸데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로 30세이브 고지를 정복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019년(1.52)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올해 블론세이브가 7개로 마무리 투수 중 가장 많았다.
특히 LG가 한창 순위 싸움 중이던 시즌 막바지에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블론세이브 7차례 중 5번이 후반기에 나왔다. 정규시즌 우승까지 넘보던 LG에 치명타를 입힌 블론세이브도 있었다.
고우석은 "개인기록을 단순하게 봤을 때 좋다고 할 수도 있지만, 팀이 중요한 상황에서 부진해 많이 아쉬운 시즌"이라며 "특히 9월 이후 어려웠던 경기가 많았는데 그때 조금 더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팀이 순위 싸움을 하고 있을 때 중요한 경기에서 블론세이브가 나왔다"고 자평했다.
좋은 모습을 보인 경기보다 블론세이브를 한 경기가 더 기억에 남는다. 그에게는 오답노트나 다름없다.
고우석은 "블론세이브를 한 경기는 전부 기억에 남아있다. 좋았던 경기보다 안 좋았던 경기가 더 기억에 남는다"며 "안 좋았을 때 경기를 수 차례 다시 보면서 배우려고 한다. 부진했던 경기를 통해 배우는 것이 있어야 더욱 발전하고, 앞으로의 경기에서 이겨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진한 경기가 오답노트라는 느낌으로 배울 점을 찾으려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지만 소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시속 150㎞대 후반의 빠른 공이 강점이 고우석은 올해 구속이 한층 빨라진 모습을 보였다. 변화구도 한층 편하게 던질 수 있게 됐다.
고우석은 '구속이 빨라졌다'는 말에 "지금 만 23세라 신체적 능력은 앞으로 더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술적인 부분도 좋아졌다고 생각되지만, 아직 부족함이 많아 경험하면서 배우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는 "그래도 올 시즌에 변화구를 던지는 것이 조금 더 편해졌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때 투구 밸런스를 잡는 방법 등을 배웠다"며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후반기에 아쉬움이 컸기에 고우석의 내년 시즌 목표는 시즌 끝까지 좋은 공을 던지는 것이다.
고우석은 "시즌 후반까지 구속은 계속 올랐지만, 공의 무브먼트가 좋지 않았다. 내년에는 시즌 끝까지 좋은 구속과 무브먼트를 유지하고 싶다"면서 "좋은 공을 시즌 끝날 때까지 유지하면서 던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콘택트 능력이 좋은 왼손 타자와 어려운 승부를 많이 했는데 좌타자와 잘 승부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층 안정감 있는 마무리 투수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고우석은 짧은 휴식 후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마무리 훈련을 마친 뒤 딱 일주일을 쉬었다는 고우석은 "컨디셔닝 코치님들과 함께 이번 시즌 부족했던 부분들을 개선하려고 한다"며 "골반 기능성 훈련과 어깨, 팔꿈치 보강 훈련에 집중하면서 체력적인 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러닝 등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하면서 강도 높게 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