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향한 목마름…손아섭이 NC로 향한 이유
우승 향한 목마름…손아섭이 NC로 향한 이유
  • 뉴시스
  • 승인 2021.12.2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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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서 뛴 15년 동안 우승 경험 못해

"NC가 우승 향해가는 과정에 나를 필요로 해줬다"
NC다이노스 손아섭. (사진=NC다이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NC다이노스 손아섭. (사진=NC다이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희준 기자 = 우승을 향한 열망이 손아섭(33·NC 다이노스)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롯데 자이언츠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수식어도 내려놨다.

손아섭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이다.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자랑하는 손아섭은 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꼽힌다.

주전으로 발돋움한 2010년부터 올해까지 2019년을 제외하고 매년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2013년(0.345)과 2020년(0.352)에는 타율 2위에 올랐다. 2012년(158개)과 2013년(172개), 2017년(193개)에는 최다 안타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올해 8월에는 특별한 기록도 세웠다. 지난 8월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역대 최연소(33세 4개월 27일), 최소경기(1636경기)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올해 173개의 안타를 친 손아섭은 역대 3번째 6년 연속 150안타라는 기록도 써냈다.

한 마디로 '잘 나가는' 손아섭이지만, 우승 경험을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07년 롯데에 입단해 올해까지 15년 동안 한 팀에서만 뛴 손아섭은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롯데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9년 동안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오랜 기간 우승을 못한 팀이다.

손아섭이 롯데에서 뛴 2007년부터 2021년까지 롯데는 한국시리즈 진출조차 하지 못했다. 롯데가 한국시리즈에 나선 것도 1999년이 마지막이다. 손아섭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뛰어본 적은 있지만 아직 한국시리즈 경험은 없다.

올해 방역 수칙 위반으로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NC는 2020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한 팀이다. 1군 진입 후 2년째인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를 밟기도 했다.

올 시즌을 7위로 마친 NC는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다시 한 번 우승을 향해 달리겠다는 의지는 이번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도 드러났다. NC는 간판 타자 나성범을 놓쳤지만, 164억원을 투자해 박건우와 손아섭을 잡았다.

NC는 다시 우승을 노리기 위해 손아섭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어필했다. 임선남 NC 단장은 "우리가 좋은 전력을 가지고 있고, 손아섭 선수가 오면 전력이 업그레이드 돼 한 단계 높은 곳을 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NC의 제안을 받은 손아섭은 사흘 낮밤을 고민했다.

롯데는 무려 15년간 몸담은 팀이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발돋움한 손아섭은 '롯데의 심장'이라 불리기도 했다. 게다가 손아섭은 양정초, 양정중, 부산고를 졸업한 '부산 토박이'다.

손아섭은 밥도 먹지 못하고, 잠도 자지 못한채 치열하게 고민했다. 우승을 향한 간절함은 그가 'NC 이적'이라는 결단에 이르게 만들었다.

NC와의 계약을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선택"이라고 표현한 손아섭은 "프랜차이즈라는 수식어를 포기한다는 결정이 정말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손아섭은 "NC는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다. 투수력도 좋고, 한국 최고의 포수(양의지)도 있다. 타선도 강하다"며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강팀이다. 매 시즌 우승에 도전하고자 하는 구단의 강력한 의지에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에 FA가 되면서 팀을 판단한 기준은 딱 두 가지였다.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 그리고 우승에 도전하는데 손아섭이라는 선수를 필요로 하는 팀이었다"며 "NC는 우승을 향해가는 과정에서 나를 필요로 해줬다. 팀이 우승에 도전하는데 보탬이 될 자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척이나 어렵게 결정을 내린 만큼 손아섭이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는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

손아섭은 "(NC 이적이)큰 동기부여가 된다. NC로 이적하게 돼 신인이 된 것 같이 설레고, 의욕이 불타오르고 있다"며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한동안 나도 모르게 나태해진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초심으로 돌아가 신인의 자세로 다시 한 번 불태워보겠다"고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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