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드라마 극본, 책으로 나왔다···김은희 '킹덤
넷플릭스 한국드라마 극본, 책으로 나왔다···김은희 '킹덤
  • 뉴시스
  • 승인 2019.02.0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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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께서 두창으로 쓰러지신 지 벌써 열흘째인데, 그동안 전하를 알현한 사람은 영의정 조학주 대감과 조 대감의 따님이신 계비마마, 단 두 분뿐입니다. 이러니 전하께서 붕어하셨다는 참담한 괴소문이 도는 것 아닙니까."

극작가 김은희(47)가 쓴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의 대본집이 나왔다. 주요장면 스틸컷과 명대사들, 등장인물 소개, 시놉시스 등이 실렸다. 

'킹덤'은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6부작 미스터리 스릴러로, 회당 제작비 20억원이 투입됐다. 영화 '끝까지 간다'(2014), '터널'(2016) 등을 연출한 김성훈(48)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조선의 끝, 그 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류승룡(49)·주지훈(37)·배두나(40)·김상호(49)·허준호(55) 등이 출연했다. 

김 작가는 "'킹덤'은 자신감보다는 불안감이 더 컸던 대본이었다"며 "조선시대의 동래읍성, 선운산, 상주, 문경새재 등 이야기가 펼쳐지는 장소들의 공간감이 정확하게 와닿지 않았다. 당시 백성들의 삶에 대한 자세한 자료조사도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새벽. 불 꺼진 복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층 두 층 내려가서 만나는 지하 주차장. 주차된 차를 향해 다가갈 때, 어둡게 깜박거리는 불빛 아래 들려오는 기이한 소리들. 나를 향해 달려오는 좀비로 변한 사람들. 대본을 쓰다 지쳐 돌아갈 때마다 어김없이 머릿 속에 등장하는 망상들이었다. 주차장이 아니라 조선 땅이 배경이 되긴 했지만, 망상을 현실로 만들수 있게 도와준 넷플릭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드린다." 

김 작가는 2011년 '킹덤'을 처음 구상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수많은 백성이 이름 모를 괴질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는 글귀를 보고 영감을 받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헐벗고 굶주린 시대, 역병의 근원 뒤에는 배고픔에 지친 괴물들이 있었다는 설정을 만들어냈다. '장르물의 대가' 답게 탄탄한 서사와 섬세한 감정선을 그려냈다. 인간의 욕구인 '배고픔'을 단순한 허기를 넘어서 인간의 야망, 욕심을 향한 갈망으로 표현했다.

"저희가 그러지 않았습니다. 정말입니다. 처음부터 죽어 있었습니다. 산짐승들한테 당한 듯 모두 물어 뜯겨있었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정체를 알 수 없는 원군을 찾지만, 어둠이 내린 갈대밭 원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또다시 튀어 나오는 괴물들을 상대하는데 '끼아악' 울려오는 서비의 비명 소리, 요리조리 잘 도망다니던 서비의 눈앞으로 괴물이 튀어나온 것이다."

김 작가는 "처음 구상했을 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제대로 끝마칠 수 있을까 하얀 백지를 보고 고민할 때마다 든든한 지원군들이 곁을 지켜줬다"고 말했다. 

"힘든 프로젝트를 수락해준 존경하는 동료 김성훈 감독, 백의종군 해준 오랜 친구 장원석 대표, '시그널'때부터 고생한 오승준 PD와 박세리 작가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 352쪽, 1만4800원,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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