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층 2호실 안방서 다섯 번째 실종자 머리·작업모 확인
매몰자 2명 구조…마지막 실종자도 수색구역에 있을 듯
소형굴삭기로 콘크리트 잔해 제거중…건물 보강도 속도
변재훈 이영주 기자 = 광주 서구 HDC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25일째인 4일 사고 현장에서 세 번째 매몰 노동자가 수습되고 실종자 1명이 추가 발견됐다.
1명 남은 실종자는 여전히 위치조차 확인되지 않으나, 다른 매몰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무너진 201동 26~28층 잔햇 더미에 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이날 오후 3시 29분께 무너진 201동 건물 2호실 27층 안방 위쪽 잔햇더미에서 매몰 노동자 A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현장 구급대원 확인 결과 A씨는 숨진 것으로 추정됐으며, 병원 이송 직후 의료진도 사망 판정을 내렸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5시 30분 201동 27층 잔햇더미에서 혈흔·작업복과 함께 발견됐다. 현장에서 발견된 혈흔을 토대로 신원이 확인됐다.
사고 25일 만에 현장에서 수습된 세 번째 노동자다. 발견한 지 열흘 만의 수습이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10분에는 201동 28층 2호실 안방 쪽에서 또 다른 노동자의 머리 부분과 작업 모자가 발견됐다.
육안으로도 관측됐으나 현장 접근로 사이에 콘크리트 슬래브가 겹겹이 쌓여 있어 당장 구조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작업 난이도는 높지만 소형 굴삭기도 함께 투입된 만큼 수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중수본은 판단했다.
실종 이후 현장에서 다섯 번째로 발견된 노동자다. 다섯 번째 발견 노동자는 A씨를 구조하기 위해 잔해물을 제거하는 작업 도중 위치가 파악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오후 201동 건물 26층 2호실 내 함몰된 거실 바닥 부근에서 발목이 보인 노동자도 아직 구조되지 못하고 있다. 신체 일부에서 채취한 유전자정보(DNA) 분석을 거쳐 신원이 파악됐다.
이로써 현재까지 사고 직후 실종됐던 노동자 6명 중 3명이 현장에서 수습됐다. 현장에 콘크리트·철근 더미 등 잔해물 사이에 매몰된 채 발견된 노동자 2명은 구조 중이다. 나머지 1명은 위치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장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붕괴 건물 26~28층 2호실 안방·거실에서는 첫 번째 수습 노동자를 제외한 노동자 5명이 발견되고 있다. 붕괴 건물의 설계도면 상 2호실 쪽 안방과 거실은 벽을 두고 맞닿아 있고, 사실상 높이만 다르다.
해당 구역에서 매몰 노동자들이 수직 또는 수평으로 몇 m 간격을 두고 발견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마지막 여섯 번째 실종자도 2호 라인 안방과 거실 인근에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
중수본도 현재 수색·구조하고 있는 구역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위쪽에서 아래층으로 잔해물을 치워가며 수색·구조 활동을 병행하다보면 언제든 발견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실종자 가족들도 남은 실종자가 26~28층 2호 라인 안방과 거실 인근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속하고 원활한 구조를 위한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소형 굴삭기 2대와 작업자 136명을 투입해 201동 28층 2호실 일대 콘크리트·철근 잔해를 치우고 있다. 또 불안정한 건물을 보강하고자 잭 서포트(수직 하중 지지대)도 추가 설치 중이다. 현재 계획된 지지대 290개 중 113개가 설치를 마쳤다. 특히 201동 22층 이하 5개층에 가해지는 수직 하중을 완화할 보강 작업이 이날 중 마무리된다.
잔해물이 추가 낙하하지 않도록 방지망 설비도 오는 5일 설치한다.
이날 사고 현장을 찾은 김부겸 국무총리는 피해자 가족과 만나 "마지막 한 분까지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가족들이) 절대 외롭지 않도록 할 것이다. 정부를 믿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1일 오후 3시 46분께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이 무너져 내려 1명이 다치고 6명이 실종됐다. 지난달 14일부터 이날까지 3명은 수습됐으나 모두 숨졌다. 위치를 알 수 없는 노동자 1명을 비롯한 3명은 아직 현장에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