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판정 논란 표적된 중국인 유학생…"극단적 혐오 경계해야"
편파판정 논란 표적된 중국인 유학생…"극단적 혐오 경계해야"
  • 뉴시스
  • 승인 2022.02.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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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막 이후 유학생 겨냥 조롱글 다수
3년 전 일, 논란과 상관 없는 행동까지 소환
"편파판정 분노, 중국인 혐오 구분 지어야"
김병문 기자 = 지난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한국 황대헌이 패널티 판정을 확인하고 황당한 표정을 하고 있다. 2022.02.07. dadazon@newsis.com
김병문 기자 = 지난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한국 황대헌이 패널티 판정을 확인하고 황당한 표정을 하고 있다. 2022.02.07. dadazon@newsis.com

이소현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편파 판정 논란으로 반중 감정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대학 중국인 유학생들을 향한 도 넘은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유학생을 비롯해 국내 거주 중국인을 향한 극단적 혐오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올림픽 개막식에 한복이 등장한 이후 대학별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서는 중국인 유학생을 겨냥해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 "(유학생들은) 숨 쉬듯 실례를 범한다", "국적이 아니라 종족이 문제다"와 같은 비아냥 섞인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모 대학 게시판에는 남자 쇼트트랙 경기 편파 판정 직후 '중국 유학생들의 일탈행위'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글쓴이는 지난 2019년 몇몇 유학생들이 교내에서 저질렀던 잘못된 행동을 3년 만에 소환하며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조롱했다.

이번 논란과는 별개로 평소 중국인 유학생에게 갖고 있던 사적인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며 부정적 인식을 표출하는 경우도 있다. 게시판에 게재된 또 다른 글에서 익명의 글쓴이는 "팀 프로젝트에서 만난 중국인이 딱 세명이었는데 죄다 민폐였고 뻔뻔스럽기까지 했다. 좋은 인식을 가지려고 해도 가질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해당 글에는 "애초에 기숙사에서 새벽 내내 기타 치고 중국어로 시끄럽게 통화할 때부터 알아봤다"는 댓글이 달렸다.

반면, "게시글 일부는 선을 넘었고 유학생에게 실례인 것 같다", "올림픽 관계자를 욕하더라도 한국 대학을 잘 다니고 있는 유학생들까지 욕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올림픽 때문에 중국 국가를 욕하는 건 이해하지만 굳이 유학생까지 끌여들여 욕해야 하나 싶다. 별개의 문제는 별개로 다가가야지" 등의 의견도 나왔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개인과 집단을 혼동하는 건 심각한 문제다. 비합리적, 비논리적"이라며 "베이징에서 수준 이하의 동계 올림픽이 운영되고 있다면 국제올림픽위원회나 중국 주최측은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다만 중국 사람들은 그래서 나쁘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그렇다라는 것은 혐오"라고 했다. 편파 판정에 대한 분노와 중국인 혐오는 구분 지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어 "혐오가 낙인행동으로 가는 건 집단적 반발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분노가 학내 소수 집단인 유학생을 향하는 데 대해선 "유학생 개인이 일부 중국 네티즌과 마찬가지인 행태를 보인다면 그 개인에 대해서는 비난할 수 있지만 전체를 비난하는 건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분풀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병문 기자 =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입장식에 참여하고 있다. 2022.02.05. dadazon@newsis.com
김병문 기자 =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입장식에 참여하고 있다. 2022.02.05. dadaz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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