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에서 깜짝 안창홍 '유령 패션', 귀국 보고전
에콰도르에서 깜짝 안창홍 '유령 패션', 귀국 보고전
  • 뉴시스
  • 승인 2022.02.2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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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나미술관, 디지털펜화 150여 점+회화 입체 55점 등 전시
사비나미술관, 한국-에콰도르 수교 60주년 특별전 귀국전 안창홍-유령패션 전경.
사비나미술관, 한국-에콰도르 수교 60주년 특별전 귀국전 안창홍-유령패션 전경.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름답거나 슬프거나 무서운, 그 모든 화려한 것. 결국 허깨비 같은 인생, '유령 패션'은 이국에서도 통했다.

에콰도르 최고의 미술관인 '과야사민미술관'과 '인류의 예배당'에서 열렸던 안창홍 전시는 흥했다. 지난해 '한국·에콰도르 수교 60주년 기념 안창홍 특별초대전'으로 마련된 전시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잘 몰랐던 전시였지만, 안창홍 전시는 에콰도르와 한국 문화교류의 첫 물꼬를 텄고,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전시 이후 최초로 인류의 예배당에서 타국 작품이 소개됐다는 점에서 화제였다고 한다. "한국 예술가 안창홍의 멋진 전시를 보는 것은 특권이었다. 대한민국 문화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는 호평이 잇따랐다는 전언이다.

에콰도르에서 열린 안창홍 유령패션' 귀국 보고전이 서울 은평구 진관동 사비나미술관(관장 이명옥)에서 23일 개막했다.

'유령패션'은 옷만 있고 몸은 없는 그야말로 유령같은 작품이다.(지난해 2월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디지털펜화로 첫 선을 보여 알려졌다.)
 

사비나미술관, 안창홍 '유령 패션' 전시
사비나미술관, 안창홍 '유령 패션' 전시

팬데믹 시대의 극심한 불안과 공포,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욕망과 인간 허상의 단면을 다룬다. 민중미술작가로 유명했던 작가의 반전같은 작품이지만 화려함속 서늘함이 검은 욕망을 친다.

'유령패션' 작업은 인간 존재 자체의 의미를 되새긴다. 명품 옷을 입고 한껏 멋스럽게 포즈를 취했지만 공허하다. 자신을 드러내는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패션만 있고 사람은 없는 인간 허상의 단면을 전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화려한 색감의 '마스크' 연작도 눈길을 끈다. "마치 최면에 걸린 듯이 표리부동한 목적을 향해 일사불란하게 질주하는 집단들의 무의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눈을 가린 붕대와 이마에 뚫린 열쇠구멍은 상실된 자아와 무의식을 상징한다."
 

안창홍 유령패션 전시 전경
안창홍 유령패션 전시 전경

 

나이 고희를 앞뒀지만 낡지 않고 시대에 도전하며 진화하고 있는 작가는 '작품 부자'다. 날로 발전하는 디지털 매체와 합체하며 부평초 같은 삶에 저항중이다.  이번 귀국 보고전을 위해 또 새로운 시도를 했다. 유령패션 유화(9점), 평면에서 입체로 확장한 입체(3점)을 새롭게 출품했다. 더불어 '마스크 연작' 23점과 지금까지 완성된 총 150여점의 디지털펜화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5월 29일까지.
 

안창홍 작가. 사진=사비나미술관 제공.
안창홍 작가. 사진=사비나미술관 제공.

◆안창홍은 누구?

1953년 경남 밀양에서 출생하여 제도적인 미술 교육을 거부하고 화가로서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다. 1970년대 중반 '위험한 놀이'연작을 시작으로 '가족사진' '봄날은 간다', '사이보그' 연작 등을 발표하며 지난 50여 년간 정치권력, 자본권력, 사회권력, 문화권력, 지식권력 등 ‘권력’이란 괴물의 속성을 꿰뚫으며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어떠한 제도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화가로서의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온 그는 “지금 역사는 기득권자의 기록이다. 민중들, 보통 사람들이 역사의 주체임에도 그늘에만 갇혀 있다. 그들 속에도 애환, 삶의 향기가 있다. 그들의 입장에서 역사를 보고자 한다"며 익명의 개인들, 약자들, 소시민들을 주체로 설정하여 작업해 왔다. 1989년 카뉴 국제회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2009년 이인성 미술상에 이어 2013년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기획한 '2019 원로작가 디지털 아카이빙 자료수집·연구지원' 작가로 선정되는 등 국내 대표 작가로서의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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