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아파트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1기 신도시 아파트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 최현규 기자
  • 승인 2022.02.2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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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규제로 사업 진행이 더딘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택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1기 신도시 아파트도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일산·분당·평촌·중동·산본 등에 조성된 수도권 1기 신도시는 오는 2026년이면 '입주 30년'을 맞아 재건축 연한을 충족한다. 다만 재건축은 여러 규제와 함께 안전진단을 통과하기 어렵고, 특히 1기 신도시의 경우 평균 용적률이 170~226% 수준이라 재건축으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

반면 리모델링의 경우 유연한 안전진단 기준과 초과이익환수제 미적용, 5~7년의 짧은 사업 기간 등 장점이 있어 20~30년 된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이 선택지 중 하나로 리모델링을 고르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 조사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조합 설립을 마친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전국 94곳(6만9085가구)이다. 그중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경기권에선 40곳(3만8254가구)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1~2월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욱 커진다.

실제로 경기 고양 일산에서는 문촌마을16단지 뉴삼익아파트가 처음으로 조합설립신청을 마치고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강선마을14단지 두산아파트도 조합창립총회를 열고 일산에서 두 번째로 리모델링 조합을 만들었다.

성남 분당에서는 1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연내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하는 단지(정자동 한솔마을5단지)가 나올 예정이다. 무지개마을 4단지도 분담금 확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계획하고 있다.

군포 산본에선 산본 내 조합·추진위 18개 단지가 모여 리모델링연합회를 꾸렸고, 안양 평촌도 지난해 21개 단지로 구성된 연합회가 조성됐다. 부천 상동 한아름현대1차 아파트의 리모델링 조합 설립도 임박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1기 신도시는 이미 200% 이상의 용적률을 받아놔, 몇 년 뒤에 재건축을 추진한다고 해도 리모델링 대비 수익성이 크게 높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리모델링으로 새집을 만들어 프리미엄을 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서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내 리모델링 관련 움직임이 활발하다. 강남구 삼성동 서광아파트는 최근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고, 풍림1차와 삼성풍림2차도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송파구에서는 거여5단지뿐만 아니라 거여1단지와 거여4단지에서도 리모델링 조합 설립 움직임이 보이고 문정시영아파트, 문정건영아파트, 가락쌍용1차, 강변현대아파트 등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국내 리모델링 아파트 최초로 일반분양한 서울 송파구 '송파 더 플래티넘'은 청약에서 259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15년 초과한 아파트들이 양적으로 계속 늘어나는 만큼, 리모델링도 하나의 선택지로 계속 선택받을 수밖에 없다"며 "성공사례도 점진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력 대선 후보들의 정비사업 활성화 공약에 따라 리모델링 사업도 속도가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1기 신도시를 두고는 용적률을 대폭 완화하겠단 공약도 나오면서 향후 추진 단지 내부에서 재건축이냐 리모델링이냐를 두고 이견이 나올 수 있다.

아파트 리모델링의 핵심으로 꼽히는 내력벽(건물의 하중을 견디는 벽) 철거 허용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점도 남았다. 내력벽을 철거하면 2~3베이(Bay) 아파트를 3~4베이로 바꿀 수 있어 상품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지만, 정부는 관련 연구 결과를 수년 째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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